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상장사가 감사보고서를 정정공시한 건수는 총 7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8%(14건)는 감사 후 실적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255억원에서 60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총 자산은 1423억원에서 1069억원으로 축소됐고, 자본총계 역시 512억원에서 158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일 전 재고자산 정리계획의 수립 및 이행으로 인해 기존 연결실체 경영개선계획에 중요한 변동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유형자산 손상차손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우전앤한단 역시 손실 규모가 커졌다. 당초 우전앤한단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과 함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재감사 후 감사의견 '적정'과 존속 불확실성 사유 미해당 판단을 받았다. 그리고 456억원이던 영업손실은 489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당기순손실 역시 720억원에서 102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정정공시로 실적이 변경되는 것은 투자자들에겐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흑자였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다거나, 적자 규모가 확대되는 경우 악재로 작용한다.
4월말 감사보고서 정정공시를 낸 코넥스 상장사 엘앤케이바이오는 정정 후 당기순이익이 손실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정정 전 16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이 정정 후 17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감사보고서 정정으로 실적이 크게 바뀐 사례는 한신공영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말 한신공영은 5년치 사업보고서를 정정하면서 4개년의 순이익이 순손실로 바뀌어 분식회계 의혹을 받았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정공시가 잦아지면 투자자들은 시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기업들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