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KB사태'가 마무리 된 지 1년이 돼 가지만 윤종규(사진)호를 바라보는 금융권 안팎의 시선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담겨 있다. 주전산기 문제 해결 이후에도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주전산기 기종 선정을 위해 평가위원회를 운영한 바 있다. 사태가 마무리되자 논란의 불씨였던 주전산기 문제를 보다 형평성있게 풀어 나가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를 설치한 것이다.
평가위원회가 주전산기 문제를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하고 해체된 데는 올 초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의 사퇴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정 감사는 해당 평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정 감사는 임기가 2017년 1월임에도 불구하고 올 초 윤 회장에게 사의를 표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전산기 문제로 운영됐던 평가위원회는 애초부터 단기적으로 운영됐던 조직"이라며 "내부 이슈에 따라 수시로 구성됐다가 해체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국민은행의 내부 시스템 관리에 대한 허점을 더욱 여실히 보여준다. 집중 관리가 아닌 '반짝' 대책으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사태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정 감사가 자리를 떠난 이후 상임감사 자리가 9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렇다보니 KB사태가 마무리된지 1년이 된 현 시점에서 내부 통제 및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 측은 현재 상임감사직은 공석이지만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법규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임감사직에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들이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지만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역시 무산되고 현재까지 선임되지 않은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상임감사 선임 여부는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운영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부비리 통제 및 경영진 견제라는 중요한 역할이 있기 때문에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한바탕 내홍을 겪은 터라 (감사직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내부 통제 감독면에서 타행과 질적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