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이 21% 대폭 늘어나고 복지예산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1%를 넘어선다.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많은 확장적 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50조원가량 많은 645조원대로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정부가 내걸은 내년 예산안 중점 편성 방향은 일할 기회를 늘리는 '청년희망 예산', 경제 재도약을 뒷받침하는 '경제혁신 예산', 문화창조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문화융성 예산', 맞춤형 복지 중심의 '민생 든든 예산'이다.
이에 따라 12개 세부 분야 가운데 보건·복지·노동 등 10개 분야의 예산이 증가했고, 산업·중소기업·에너지와 SOC 등 2개 분야는 감소했다.
증가율이 올해 전체 예산보다 높은 분야는 보건·복지·노동(6.2%), 문화·체육·관광(7.5%), 국방(4.0%), 외교·통일(3.9%), 일반·지방행정(4.9%) 등 5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 예산이 122조9000억원으로 6% 이상 늘어 12개 분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복지 예산 비중은 31.8%로 사상 최고치다.
특히 보건·복지·노동 예산 중 일자리 예산(15조8000억원)은 12.8% 늘렸고,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2조1200억원)은 21% 증액했다. 이런 증가율은 전체 예산 증가율의 각각 4배 이상과 7배 수준이다.
복지 외의 주요 분야별 예산 배정액은 △문화·체육·관광 6조6000억원 △국방 39조원 △외교·통일 4조7000억원 △일반·지방행정 60조9000억원이다.
일반·지방행정 예산 중 지방교부세는 36조2000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또 교육(53조2000억원)은 0.5%, 교육 예산 중 지방교육교부금(41조3000억원)은 4.7%, 환경(6조8000억원)은 0.4%, 연구개발(R&D, 18조9000억원)은 0.2%, 농림·수산·식품(19조3000억원)은 0.1% 늘어났다.
공공질서·안전 예산(17조5000억원)은 전체 예산 증가율과 같은 3.0% 증액됐다.
SOC 예산(23조3000억원)은 6.0% 감액됐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문제점 노출에 따른 성공불융자 폐지 등으로 산업·중소기업·에너지(16조1000억원) 예산도 2.0% 줄었다.
공무원 보수는 평균 3.0% 오르고 사병 월급은 15% 인상되도록 내년 예산이 짜였다.
문제는 역시 재정 건전성이다. 내년 총수입은 391조5000억원으로 2.4%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국세수입은 223조1000억원으로 올해 추경을 반영한 본예산(215조7000억원)보다 3.4%(7조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3.3%, 경상성장률을 4.2%로 잡고 세수를 예측했다.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된 3.5%에서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경상성장률은 4.2%를 유지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7조원으로 올해(33조4000억원)보다 늘어나고 국가채무는 645조2000억원으로 50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에 40.1%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서고 2018년 41.1%까지 늘어난 뒤 2019년부터 40.5%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0%대 초반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가부채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경제를 살려야 궁극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오는 11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국회는 12월 2일까지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해 처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