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국가총동원 체제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역사를 새기고, 선열을 추모하며,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연다'는 주제를 내세운 이번 기념일 행사의 공식 명칭은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활동'이다.
◆오전10시부터 70분간 열병식
이어 70분간 열병식이 진행된다. 기념행사의 메인행사격인 열병식의 주제는 '항전의 위대한 승리를 기념하고, 항전의 위대한 정신을 드높이고,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이다. 열병식이 70분간 진행되는 것은 올해가 전승 70주년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전체 열병식은 열병부대와 장비의 '진입', '행진', '열병'(군 통수권자가 군의 사기 등을 점검하는 것)과 '분열'(군인들이나 무기를 실은 차량 등이 열을 지어 행진하는 것) 등으로 구성됐다.
열병식이 종료되면 인근 인민대회당에서 오찬을 겸한 리셉션 행사가 펼쳐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행사와 열병식을 참관한 후 리셉션까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승리와 평화'를 주제로 인민대회당에서 90분간 펼쳐지는 문예연회에는 중국지도자들과 외국 정상, 항일노병, 베이징의 각계 대표인사 등 6000여 명이 참석한다.
◆MD 뚫는다는 둥펑41 공개되나
중국 당국은 이미 이번 열병식에 1만2000명의 병력이 참가하고 동원되는 무기들은 기존에 공개된 적이 없는 신무기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한 최근 보도에서 "(열병식 참가 무기는) 원거리·중거리·근거리, 핵·일반(재래식)·신형 미사일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며 핵무기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포함돼 있음도 확인했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는 중국군 미사일 수는 1984년, 1999년, 2009년에 열린 열병식보다 많다. 최소한 100기 이상이 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의 전략폭격기 훙(轟)-6H를 크게 개량한 신형 전략폭격기, 공중조기경보기, 함재기 등 각종 군용기 200대 이상이 투입된다.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젠(殲)-20과 젠-31 등이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핵전략미사일이다. 중국의 차세대 핵전략미사일로 꼽히는 ICBM인 '둥펑(東風·DF)-31B'와 차세대 ICBM 둥펑-41 공개 여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둥펑-31B는 지난해 9월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다탄두(MIRV) ICBM으로 사거리는 1만1200㎞에 달한다. 사거리 1만4000∼1만5000㎞의 둥펑-41은 목표물 명중 오차율이 120m 이하로 둥펑-31A(300m)보다 훨씬 정교할 뿐 아니라 핵탄두를 10발까지 탑재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 장쩌민, 후진타오 불참할 것 관측
열병식 당일 톈안먼(天安門) 성루 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박근혜 대통령, 푸틴 대통령 등 초청된 외국 정상들이 올라가게 된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이번 행사의 최고 귀빈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의 최룡해 비서가 중국으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게될지가 관심사다. 중국이 최 비서를 30명의 외국 지도자 명단에 포함했다는 점에서 각국 정상에 준하는 의전으로 그를 대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비서가 지난 2013년 5월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시 주석과 회담했던 인물인 만큼, 북한이 중국 입장을 고려해 '권력 실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참석여부도 화제로 떠오른 상태다. 이들은 전직 국가지도자로서 열병식에 참석하는 게 당연하지만, 최근 중국내부 원로정치 타파 분위기와 맞물려 이들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장쩌민 전 주석이 건강상 문제로 열병식에 불참할 것으로 보도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역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