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시장의 회복세는 9·1대책 발표 전후 주택가격과 거래의 변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올 7월까지 월평균 0.26% 상승했고, 서울의 경우 0.28%로 크게 높아지면서 장기간 지속돼 오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 주택매매거래량도 9·1대책 이후 월평균 10만가구가 거래돼 직전 1년간 월평균 거래량 8만가구 대비 26% 증가했다. 이러한 회복은 정부의 연이은 금리 인하와 전월세난으로 전세입자의 자가 전환이 증가한 측면도 있으나, 무엇보다 9·1대책에 따른 규제완화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열기가 확대됐다. 미분양 아파트재고가 9·1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8월말 4만4784가구에서 금년 6월말 3만4068가구로 1만가구 이상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8월과 비교해 7000가구나 줄어 그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신규주택건설도 금년 들어 7월까지 38만가구가 인허가를 받아 지난해 대비 45% 늘었고, 수도권의 경우 20만가구로 전년 동기간 대비 80%나 증가했다.
주택시장의 회복은 건설산업은 물론 부동산중개업, 이사업체, 가구업체 등 유관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효과를 준다. 따라서 9.1대책 이후 본격화된 부동산시장의 회복세는 메리스 등으로 위축된 내수시장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월세비중이 높아지고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수준의 삶을 사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꼽은 응답자가 59.8%로 교육비 부담(29.2%)보다 약 두 배 높게 나왔다. 이렇게 급증한 주거비 부담은 중산층의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전월세난이 저금리로 인한 월세전환 확대에 기인한다면, 향후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전·월세 저리자금 지원과 함께 임대주택공급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의 행복주택사업, 공공임대리츠, 기업형임대사업 등도 이러한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그러나 임대사업은 비수익성으로 인해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 리츠 등의 재원조달 다변화, 사업구조 개선 등을 통해 정책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주택도시기금, 연기금 등 여유 공적자금을 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책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또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국내외 경제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조만간 미국의 금리인상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대출규제 강화방침이 시행되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제불안과 금리부담으로 주택수요가 지속되기는 힘들어, 내년 이후 시장상황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부동산정책방향은 현재의 시장안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조치를 1년 더 연장키로 한 정부방침은 바람직한 정책이었다. 다만 내년 시행예정인 주택담보대출심사 강화방침은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최근 인허가물량 급증으로 인해 제기되는 공급과잉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으나, 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수급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사업은 과열될 경우 자칫 전세난과 분양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시기조절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