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이면에는 낯 뜨거운 욕설과 언어폭력, 여성 비하를 넘어선 여성 모욕이 '힙합 정신'으로 포장돼 자유와 저항정신인 체하고 있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은 '쇼미더머니' 제작진이나, 이미 돈맛을 본 래퍼나 반성이 없으니 더 큰 문제다.
'쇼미더머니 시즌4' 첫 등장 당시 바지를 벗는 돌출 퍼포먼스로 단박에 화제에 오른 블랙넛은 죽부인으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하고, '하이어 댄 이-센스'라는 곡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래퍼이자 힙합 뮤지선 타이거JK의 아내인 윤미래를 성희롱했다. 그러면서도 랩을 통해 "내가 사과하고 하차하길 원해?… (중략)…내가 뱉은 말에 떳떳해. 오줌 쌀 때 빼고 고개 안 숙여"라며 자신의 스웨그(Swag 허세·자아도취를 일컫는 힙합 용어)를 뻔뻔하게 과시했다.
저열한 진흙탕 싸움을 안방극장으로 끌고 온 제작진 역시 낯 두껍기는 마찬가지. 앞서 세번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반성은커녕 논란을 키웠던 제작진은 시즌4를 내놓으면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보단 낫다"고 말했으니 기함할 노릇이다.
지금 이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프로 래퍼들이다. MC메타는 '할 말은 많은데 입을 닫은 래퍼'라는 곡에서 알맹이 없이 경쟁만 남은 힙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할 말 하지 말란 게 힙합 아니지만 니 막말 할 때 잘 봐, 어린 애들이 뭘 배우나? 여자건 남자건 약자를 안기는커녕 약하다고 막 덤비는 거? 그거 힙합 아냐 전혀! 하나같이 가짜 지 자랑 다 헛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