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서울대를 졸업한 특별한 학생은 장애는 불편함을 주는 요소일 뿐 어떤 불가능도 주지 않음을 몸소 보여줬다.
28일 오전 열린 서울대 제69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 연설을 맡은 정원희(25·여)씨는 "살다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엔 힘겨운 순간도 있겠지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자"며 "그렇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불가능 속에서 가능함을 증명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자"고 말했다.
정씨는 "장애 때문에 직간접적인 편견에 직면해야 했지만 저의 삶을 지탱한 것은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었다"며 "장애는 불편함을 주는 요소일 뿐 어떤 불가능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부모님의 가르침 덕에 무한한 꿈을 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사회에서도 제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과 공간이 있음을 믿게 한 서울대에서의 시간은 이런 믿음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 정씨는 "홀로 휠체어로 유럽 배낭여행을 하고, 장애문화예술연구단체를 구성해 공연한 것 등은 제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삼포세대', '헬조선' 등의 수식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만, 어려운 순간에는 우리가 모교에서 함께 한 기억을 떠올리며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다잡자"며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증거가 되자"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이날 학사 878명, 석사 969명, 박사 524명 등 총 2천371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