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머 신기하네”…재래시장에서도 통하는 삼성페이

2015-08-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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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코레일 열차 티켓 구매 등 선승인 결제 시스템에는 사용 불가

28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영시장 내 떡집에서 삼성페이로 결제가 진행되고 있다.[사진=한아람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삼성페이가 뭐예요? 우리 가게는 그런 것 안돼요.”…떡집 상인 이정희(여·53)씨.

“저희는 휴대폰 바코드를 읽는 센서가 설치되지 않아서 결제가 안돼요”…옷가게 직원 박형진(34).

“따로 지시받은 사항이 없어서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까페 직원 박지현(여·34)씨.

30일 오전 지난 26일 출시된 삼성페이가 실제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래시장부터 편의점, 택시, 백화점 등을 방문했다.

삼성페이 결제를 요청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답은 ‘안된다’는 답이었다. 하지만 실제 삼성페이를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답은 다시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 10년 된 카드단말기에도 삼성페이 결제 ‘OK’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기존의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능이 아닌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해 신용카드를 긁는 카드 결제기만 있으면 별도의 장치 없이 간편히 결제가 진행되도록 설계됐다.

결제 시 휴대폰을 내밀면 대부분의 상인들은 그동안 타 업체에서 다수 출시한 NFC기능의 모바일 결제나, 바코드 결제 시스템 정도로 여기고 손사래부터 친다. 결제를 위한 특별한 기기 설치나, 업데이트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페이 지원 휴대폰을 계산대 카드 긁는 부분에 대보는 순간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진행된다. 그러면 직원들은 짧은 감탄사와 함께 본인이 결제하고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보인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까페 직원 조아영(여·26)씨는 삼성페이 결제에 대해 “오늘 처음 해봤는데 간편하게 결제돼서 놀랐다”며 “플라스틱 카드를 긁을 때는 카드 마그네틱 부분이 손상되면 2번, 3번 반복해 긁어야 할때가 있어 불편했는데, 삼성페이는 대기만 하면 결제되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서초동의 한 옷가게 직원 박형진(34)씨도 처음엔 삼성페이 결제는 불가하다고 잘라 말했지만, 삼성페이로 결제가 진행되자 “신기하다”며 “기존 계산대 그대로인데 결제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잘 차려진 까페, 마트 뿐 아니라 전통 재래시장에서도 통했다.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영시장에서 작은 떡집을 운영하는 이정희(여·53)씨에게 삼성페이로 떡값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씨는 “우리 집 카드기는 10년 정도 된 구형이라 휴대폰 결제 같은건 안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백화점이나 마트가 아닌 재래시장에서 현금이 아닌 휴대폰으로 물건 값을 계산하는 것은 상인에게나 소비자에게나 모두 낯선 풍경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잠깐의 실랑이 끝에 카드기에 휴대폰을 대자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진행됐다. 이 씨는 “어머”라는 짦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시장에서 10년을 장사하면서 휴대폰으로 결제해보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 승인시간 20초…여러 번 지문인식 해야 하는 번거로움

아쉬운 점은 삼성페이의 짧은 지문인식 유효 시간이다. 삼성페이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지문인식을 해야 하는데, 한번 지문인식을 하면 20초 정도의 결제 가능 시간이 주어진다. 만약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지문 인식을 해야 한다.

삼성페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판매 직원에게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결제하기에 20초 내외의 시간은 짧았다. 우왕좌왕 하는 사이 20초는 순식간에 지나갔고, 직원에게 준 휴대폰을 다시 가져와 지문인식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 관계자는 “보안상의 이유”라며 “삼성페이가 간편한 결제 시스템인 만큼 보안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2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결제 승인을 받도록 설정됐다”고 전했다.

또 삼성과 제휴를 맺지 않은 신세계 계열의 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 등에서는 삼성페이를 쓸 수 없었다. 신세계는 지난달 자체 결제 시스템인 SGG페이를 출시해 삼성과는 업무 협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신세계 백화점 내 베이커리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여·26)은 “인식이 되긴 하는데 ‘유효기간 오류’라고 뜬다”며 “삼성페이와 관련한 지침을 받은 것이 없고 다른 신세계 내 매장도 모두 안된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선승인 시스템이 적용되는 주유소와 코레일에서도 삼성페이를 쓸 수 없었다.

삼성페이는 사용자의 지문이 인식되면 결제와 승인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스템인 반면 주유소나 코레일의 결제 시스템은 승인이 먼저 이루지고 결제가 일정 시간 후에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이에 삼성측 관계자는 “결제 방식의 차이”라며 “삼성페이는 보안성 때문에 지문인식을 하고 20초 이내에 승인 결제가 떨어져야 하는데 주유소와 열차티켓 발매는 승인과 결제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어 현재는 사용이 불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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