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국내 30대 그룹의 사외이사 중 약 40%가 관료 출신인 것으로 26일 드러났다. 반면 미국 상위 100위 기업 사외이사의 관료 출신 비중은 9.9%에 그쳤다.
이에 업무에 맞는 재계 출신의 전문가를 선호하는 미국 기업과 달리 국내 주요 대기업은 법조, 국세청 출신 등의 ‘바람막이용’ 사외이사를 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학계 출신이 30.5%(186명)로 그 뒤를 이었으며, 재계 출신은 15.9%(97명)에 불과했다. 그 외 언론 출신이 4.1%(25명), 공공기관 출신이 3.9%(24명), 법조 출신이 2.9%(17명) 순이었다.
반면 미국의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는 재계 출신이 74%(603명)로 주를 이뤘고, 관료출신의 비중은 9.9%(81명)에 그쳐 국내 기업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그 뒤로 학계 7%(57명), 세무회계 3.8%(31명), 언론 1.8%(15명), 법조 1.5%(12명) 등의 순이었다.
가장 많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은 영풍 그룹이다. 영풍 그룹은 총 13명의 사외이사 중 9명(69.2%)이 관료출신으로 조사됐다. 그 뒤로 두산(64.0%), CJ(62.1%), OCI(61.5%), 동국제강(60.0%) 순으로 관료 출신 이사를 다수 선임했다.
신세계(52.6%), 롯데(51.7%), 효성(50.0%)도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관료출신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대차(48.9%), 대림(42.9%), 현대백화점(42.1%), SK,·현대중공업(40.0%)도 40% 이상의 높은 관료 인사 비중을 보였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 역시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이 재계 출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삼성의 사외이사 62명 중 20명(32.3%)가 관료 출신인 반면, 재계 출신은 4명(6.5%)에 그쳤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관료 출신 인사들은 절반 이상이 법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등 소위 4대 권력기관 인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전체 235명 중 4대 권력 기관 출신이 132명으로 56.2%에 달했다. 법원·검찰이 69명(29.4%), 세무 41명(17.4%), 공정위 17명(7.2%), 감사원 5명(2.1%) 순이었다. 4대 권력 기관에 이어 청와대 58명(24.7%), 기획재정부 17명(7.2%), 금감원 4명(1.7%)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