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4일 반년 만에 장중 3200선이 붕괴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7.84포인트(8.49%) 하락한 3209.91로 거래를 마치며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9% 가까이 빠지며 3100선까지 주저앉았으나 가까스로 3200선을 사수했다.
마감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31일 기록한 3234.68 보다도 낮았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며 지난 6월 12일 정점을 찍은 상하이지수가 두달여 만에 올해 상승폭을 반납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선전종합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56.93포인트(7.7%) 하락한 188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창업판(차스닥) 지수도 9.06% 빠졌다.
상하이·선전 증시 거래대금은 각각 3588억1900만 위안, 2728억7200만 위안으로 현저히 저조했다.
전자통신(-9.61%), 석유(-9.59%), 전력(-9.22%), 금융(-9.04%) 등 대다수 업종이 평균 7% 이상 폭락했다.
상하이·선전 증시를 통틀어 상승한 종목은 10여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한가(10% 하락)를 기록한 종목은 건설은행, 평안은행, 중신은행, 중신증권, 흥업증권, 차이나유니콤 등 2000개가 넘었다.
중국 경기둔화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시장에 비관적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정부의 시장개입에 겨우 의존해 왔던 중국증시는 더 이상 정부 정책 약발도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전날 중국 국무원이 양로보험기금(국민연금) 자산의 최대 30%까지 주식시장에 투자를 허용하는 호재도 내놓았지만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투매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간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상하이종합 3500선 마저 무너지면서 중국 증시의 바닥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중국발 충격으로 아시아 금융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이날 대만증시는 장중 한때 7.5%까지 폭락하며 2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행히 다행히 점차 낙폭을 줄이면서 4.84% 급락한 7410.34로 마감했지만 이 역시 2년 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였다. 주가가 폭락하자 대만 행정원장(총리격)이 직접 나서서 증권 당국에 증시 부양책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을 정도다.
일본 증시도 하락폭을 키우며 장을 마쳤다. 닛케이 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1%(895.15) 내린 1만8540.68로 장을 마감했다. 1만9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홍콩 항셍지수도 이날 오후 3시18분(현지시각) 기준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한 2만131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