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국과 일본간 경제의존도가 2012년을 기점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3년간 일본의 대 한국 직접투자, 관광객 수, 무역량에 있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24일 발표한 ‘최근 한일 양국 간 무역투자 패턴의 변화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남석 한경연 연구위원은 “장기불황에도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 유입액 비중은 약 16~29% 수준을 유지했다”며 “외국인투자는 양국 관계 변화에 영향을 받기 쉬운데 2012년 일본 아베총리 집권 등 우경화 현상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42만 명에서 2014년 217만 명으로 약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2014년(106엔·달러)과 엔화 수준이 비슷한 2004년(108엔·달러)의 일본인 관광객 수가 234만 명인데 비하면 약 17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또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일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39.5%에서 2014년 19.9%로 절반 가량 줄었다.
우리나라의 대일본 무역의 경우에도 2012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일 수출액의 경우 2011년에는 전년 동기대비 40.8% 증가한데 반해, 2012년 2.2% 감소했다. 이어 2013년 –10.7%, 2014년 –7.2%, 2015년 2분기 –17.6%를 기록하는 등 대일 수출액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대일 수출 물량 또한 2012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편 대일 수입액은 2011년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나, 2012년 5.8% 감소하는 등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한·일 양국간 무역규모는 확대된 반면 한국무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65년 한일 무역협정 체결 이후 전체 무역 중 일본의 수출입 비중은 1970년 37.0%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2분기 7.6%까지 떨어졌다. 2015년 상반기 대일수출 비중은 5.0%로 대일수입 비중 10.7%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일 관계에 따른 무역투자 교류 변화의 영향은 단기간에는 통신기기, 부품소재 산업, 관광서비스업 등 일부산업 및 중소기업에 국한될 수 있으나 한일 경제협력관계의 상호의존성을 감안할 경우 무역투자전환의 부정적 영향은 장기적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및 부품소재 산업 등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한일 양국 간 동북아 국제분업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거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정경분리원칙을 지키고 경제협력관계를 전향적으로 개선해 한·일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