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롯데, 앞으로 과제는?…산적한 과제와 변수도 많아

2015-08-19 00:01
  • 글자크기 설정

신 회장 공언했던 지배구조 개선, 순환 구조 조정 등 해결 급선무

반 롯데 국민 정서 쇄신과 가족간의 분쟁등도 풀어야할 숙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원 롯데, 원 리더'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특히 이번 롯데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복잡한 지배구조와 순화출자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가 핵심이다.  
유통업이 주력인 롯데가 최근 불매운동 대상이 되고 있어 고객들의 반 롯데 정서를 쇄신하는 것도 큰 문제다.

◆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리

가장 먼저 풀어내야 할 것은 한국과 일본 간의 지배구조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쌓은 자본을 바탕으로 한국 롯데를 일으켜 세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롯데그룹 매출의 95%를 한국에서 올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주종 관계는 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 회장은 416개로 복잡하게 연결된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안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를 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공언도 했다.

하지만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에 그룹 순익의 2∼3년 치인 7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자금 조달 력이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의 지분 약 2조4599억원을 처분하면 한꺼번에 고리를 끊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정리도 시급하다.

실제로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지분(72.65%) 대부분을 12개의 L투자회사가 가지고 있다. L투자회사의 지분 100%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을 별도로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L투자회사와 롯데홀딩스는 한국롯데의 개별 계열사 지분도 상당히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 

◆ 한국 롯데그룹 투명성 제고 방안

경영 투명성 확보도 시급하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제외)의 기업공개(상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롯데그룹은 81개 계열사 중 기업을 공개한 상장사 수가 단 8개사(9.9%)에 불과해 꼴찌를 기록했을 정도다.

상장 계열사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손해보험,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현대정보기술이다. 반면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정보통신,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는 비상장이다.

따라서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폐쇄적인 경영으로 전근대적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통상 기업공개는 5~6개월이 소요되는만큼 호텔롯데 상장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불매 운동 등 反 롯데 정서의 극복

형제 간의 폭로전으로 정치권은 물론 정부기관에서도 롯데를 겨냥해 칼을 뽑아들었다.

당장 10월 말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롯데면세점 특허 재획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들의 반 롯데 정서가 커져 서울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민을 비롯해 시민단체와도 적극적으로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가족주주 간 무너진 신회 회복

이번 사태로 가장 곤욕을 치렀던 것이 바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신 회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진정시켜야 한다. 개혁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요미우리(讀賣)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업의 현장을 오랫동안 봐 왔으므로 내가 키잡이를 하는 편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쪽 사업을 모두 장악하도록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형제가 사이좋게,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담당하라고 아버지는 계속 얘기해 왔다"며 양국 롯데가 신동빈 '원톱' 체제로 가는 것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반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현 경영진을 추인하는 것은 기업통치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자신과 자신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신격호 총괄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회사 측(신동빈 측)이 제안한 의안 2건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은 경영진 교체 등을 위해 "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생각하고 싶다"며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교섭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신동빈 회장과) 싸우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에) 문제가 있으면 동생에게 조언하겠다. 사원의 목소리도 경영진에게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