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오늘을 사는 청년들에게 광복 70주년은 어떤 의미일까? 영화를 공부하는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그 해답을 영화의 언어로 풀어냈다.
부산시는 ‘광복 70주년 기념 대학생 영화제 - Again 1945! 대한민국 그리고 부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영화학과교수협의회 소속 학과 학생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총 7개 작품을 14일 저녁 7시 영화의 전당 소극장에서 무료상영 한다.
시는 7개 작품에 각 100만 원씩 사전제작비를 지원했고 지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 작품의 완성도 제고에도 힘을 더했다. 전문가 자문단에는 김정렴 부산시 소통기획담당관을 비롯해 김형균 부산학연구센터장, 이근호 KNN 제작팀 부장, 최용석 부산독립영화협회 공동대표, 홍영주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산지역 영화학과교수협의회 소속 7개 학과 학생들은 지난 6월 5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각자의 기획안을 설명하는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를 시작으로 6~7월, 두달 간 촬영·편집 등 제작과정을 마무리하고 이달 초 작품을 모두 완성했다.
작품은 오늘을 사는 청년들의 각기 다른 관심을 반영하듯 다양한 소재와 실험적 형식이 총망라됐다. 먼저 <타다 만 필름>(영산대 게임영상학부 장민호 외)은 1940년대 초 조선영화령 공포 이후 억압적 시대상황 속에서 원하지 않는 창작활동을 펼쳐야 했던 한 영화인의 고뇌와 좌절을 그렸다. 유일한 극영화로 제작팀의 고군분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 학생들은 개인의 삶을 통해 광복 70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데도 관심을 보였다. 새로운 삶을 꿈꾸며 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온 조선족 여성동포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미회 여인들>(경성대 연극영화과 이윤주 외),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난 한 어르신의 인생회고를 담담한 영상미와 함께 표현한 <일흔,>(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이술 외)은 광복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개인과 삶과 맞닿아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통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상징적 공간인 ‘광복동’의 일상적 풍경을 일제시대 흑백사진과 대비해 보여주고 있는 <광복동>(부산외국어대 영상미디어학과 임민혁 외),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해 선보이고 있는 부산극단 자갈치의 무대를 통해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킨 <발자욱>(동의대 영화학과 김아름 외)은 평범한 삶의 공간을 역사적 의미로 재구성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이 밖에 일상 속에 남아있는 일본의 잔재를 포착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 <광복 70주년 그리고 무뎌진 기억들>(동명대 신문방송학과 이승헌 외)과 그동안 역사에 대해 무관심했던 자신과 우리들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내가 사는 나라>(동서대 영화과 임희수 외)도 이 시대 청년들의 자기고백적 다큐멘터리로 관심을 끌만하다.
부산시는 자문단 심사를 통해 이들 7개 작품 가운데 최우수작 1개 작품을 선정 부산시장상과 상금 100만 원을 시상한다. 최우수작은 오는 14일 저녁 7시 영화의 전당(소극장)에서 개최하는 ‘광복 70주년 기념 대학생 영화제’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렴 부산시 소통기획담당관은 “봄, 여름 동안 온 열정을 다해 고생한 부산의 청년 영화인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산지역 영화학과 교수협의회 교수님들과 자문위원들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하고 “이번 ‘광복 70주년 기념 대학생 영화제’가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부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꿈꾸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복 70주년 기념 대학생 영상제 출품작은 8월 17일부터 부산시 인터넷방송 바다TV(www.badatv.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