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포스코그룹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이 12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8시께 배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배 전 회장은 동양종건 지분 35%, 운강건설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운강건설의 나머지 지분 20%는 자사주로 구성, 사실상 배 전 회장의 1인 회사인 셈이다.
배 전 회장은 이밖에도 분식회계와 이를 활용한 금융권 사기 대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배 전 회장의 개인 비리와 함께 포스코그룹 건설 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의 사실 관계도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출생인 배 회장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은 물론,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종건은 2009년 정 전 회장이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뒤 포스코그룹이 발주한 10건 안팎의 대규모 해외공사를 잇따라 수주,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동양종건은 포스코의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 제철소 건설사업에 모두 참여하면서 포스코건설의 해외 레미콘 공사를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포스코의 해외공장 건설 사업 과정에서 동양종건에 수십억원대의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 전 회장의 조사가 현재 지지부진한 '포스코 비리' 수사의 향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정 전 부회장의 영장은 두 차례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배 전 회장을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