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웃도어 업체들은 '한겨울 전쟁'을 시작했다. 포근한 겨울 날씨로 두꺼운 패딩 판매가 부진하자 판매 시기를 점점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 라푸마, 밀레, 엠리밋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다운재킷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빈폴아웃도어, 센터폴도 이달부터 선판매에 나선다.
가장 먼저 '다운재킷 전쟁'을 알린 곳은 밀레다. 밀레는 지난달 슈퍼 라이트 다운을 출시하며 할인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8월 한 달 간 전국 밀레 매장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9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얼리버드 행사는 진행됐다. 하지만 7월부터 다운재킷을 판매한 데 이어 50% 할인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코오롱스포츠는 10일 프리미엄 고어다운 슈퍼에디션을 출시했다. 오는 9월까지 프리 시즌 프로모션을 진행, 최대 2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업체들도 다운재킷을 잇따라 출시하며 15~40%에 이르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업체 측은 "패딩을 착용해야 하는 시기에는 이미 관련 상품이 완판된 경우가 많아 선판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오히려 아웃도어 시장의 선순환을 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애초 선판매 계획이 없던 기업까지 제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이 오기 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반값 할인은 아웃도어의 '제값 받기 정책' 자체를 흔들기 때문에 이후에 출시되는 제품을 정가에 살 소비자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