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10일 금융위원회에 하나·외환은행 통합 본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초대 통합은행장 인선에 대한 은행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날 오전 통합은행 정관과 사업계획서 등 양행 통합에 필요한 서류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본인가 여부를 오는 19일 정례회의에서 승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통합은행장 결정에 이어 다음달 1일 KEB하나은행이 정식 출범할 전망이다.
통합은행장은 KEB하나은행 등기이사 멤버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중에서 결정된다.
김한조 행장의 경우 조기통합이 이슈로 떠오른 1년여 전부터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조직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 또 물리적 통합 뿐만 아니라 하나·외환은행 임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김한조 행장이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외환은행 노조측이 협상 과정에서 줄곧 김한조 행장이 아닌 김정태 회장과의 대화를 요구해왔고, 합의 이후에도 김한조 행장의 통합은행장 선임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올해 54세로 은행권 최연소 은행장인 김병호 행장은 '전략·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초대 통합은행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월 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현역 지점장 정도의 연령대에 통합은행을 이끌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함영주 부행장은 김정태 회장과 같은 서울은행 출신으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사임 이후 김병호 행장과 함께 하나은행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 바 있다. 당시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으나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경쟁할 만큼 조직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부터 충남북영업본부와 대전영업본부 부행장보, 2013년부터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일하는 등 주로 지역본부에서 근무해왔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부행장을 통합은행장으로 곧바로 선임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기존 후보군 외에 또다른 인물이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