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 동도 선착장 서쪽 난간 안내판 옆 벽면에 '독도 강치 기원 벽화'를 설치했다고 7일 밝혔다.
독도 강치는 동해 연안에 서식하던 바다사자 종으로, '가재'로도 불렸다. 19세기 독도에 서식한 강치는 약 3∼5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일본인이 대량으로 남획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1974년 한 마리가 발견된 이후 40여년간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따라 해수부는 독도에 강치가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벽화를 설치하고 주변 해역에 강치 같은 기각류(지느러미 형태 다리를 가진 해양포유류)가 살 수 있는 서식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에 설치한 폭 1.7m, 높이 1m, 두께 20㎝의 화강암재질 강치 벽화는 강치 3마리 가족이 포효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해양문화 전문가인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가 제작을 맡았다.
벽화에는 독도에 강치가 돌아와 우리 영토를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구도 국문과 영문으로 담겼다.
아울러 울릉도에는 독도 강치 동상을 설치해 강치 복원 관심을 높이고 독도 해양 생태계 보전·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독도 강치 벽화는 우여곡절 끝에 설치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9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에 독도 강치 조형물 설치 허가를 요청했으나 주변 경관 훼손을 이유로 허가받지 못했다.
애초 실물 크기 강치 동상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평면 부조 형태 기원비로 수정해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심의에서 부결됐다.
결국 점유 면적과 경관 훼손이 없는 벽화로 바꿔 '삼수' 끝에 지난 6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강치 벽화가 독도의 자연, 생태,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벽화를 시작으로 물개 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등 '청정 독도'를 만들기 위한 생태계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