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는 7일, 부산지역의 주요 수출 제조업체 400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화강세에 따른 주요 수출제조업체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응답업체는 195개사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응답업체의 44.1%가 원화강세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수출대상국이 일본인 기업의 경우는 72.5%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해 엔저 약세로 인한 지역 기업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달러화 베이스 수출기업의 경우는 지난해 대비 원/달러 환율이 약 12% 상승하면서 오히려 환차익을 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철강금속 등의 업종이 상대적으로 원화강세의 피해가 컸다.
실제,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경우 국내 조선사의 수주부진으로 납품물량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엔화약세로 일본 조선사들이 부품조달 처를 자국 업체로 바꾸고 있어 대내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일본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가격경쟁력으로 만회해 왔던 조선기자재업은 최근 엔저로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데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일본에 눌리고 중국에 밀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의 경우도 엔저로 완성차의 판매 감소와 가격경쟁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이 취약해 환차손도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은 조사응답기업의 58.8%가 환율 피해를 호소했다.
철강금속업 역시 엔화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 철강금속업 10곳 중 5곳 이상(51.1%)이 환율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외에도 음식료 46.7%, 화학 31.3%, 섬유신발 30.0%, 전기전자 27.3% 등 조사업종 대부분이 환율 피해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형태는 환율 하락에 따른 기 수출계약 물량의 환차손 발생이 76.7%로 가장 많았고 가격경쟁력 저하로 인한 ‘수출 감소’ 20.9%, ‘수출 단가 인하 요구’ 2.3% 등 이었다.
특히, 글로벌 경기의 저성장 기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업체 간 과당경쟁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원화강세 현상이 겹치면서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출 기회를 상실하거나 적자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예상시기에 대해서도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까지라고 보는 기업이 전체의 35.4%로 가장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하반기와 2016년 상반기로 응답한 기업은 각각 12.3%, 10.3%였다.
이처럼 환율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커져가고 장기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한 지역기업의 방어 수단은 거의 전무하거나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업체의 68.2%가 ‘없다’고 답해 환율하락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제조업이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선물환 이용’으로 나타났다. 조사업체의 35.4%가 이를 응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결제통화 다변화와 대금 결제일 조정’ 17.1%, ‘원가절감 및 수출단가 조정’ 11.0%, ‘환변동 보험 가입’ 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 확대를 위해 지역 기업들이 바라는 정부의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안정적 환율 운용’이 4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수출금융 지원강화’ 20.4%, ‘환리스크 관리교육 및 컨설팅 강화’ 15.1%, ‘수출관련 행정절차 간소화’ 13.5%, ‘신규 해외바이어 발굴 지원’ 8.8%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최근 환율로 인한 지역 기업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어 환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