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부패 혐의로 공직에서 퇴출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 전선공작부장의 동생이 양국 갈등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링지화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을 자국으로 인도하라고 요구해왔으나,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면서 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이같은 문제가 시 주석의 내달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불거진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링완청 문제가 미국 정부기관 해킹사태,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으로 갈등을 빚어온 양국 관계를 더욱 껄끄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링완청은 중국 투자회사를 운영한 기업인으로서 공직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정치·경제적 핵심 인사들과 교류해왔다. 특히 시진핑 주석을 보좌하는 고위관료들에 대한 많은 정보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분석요원으로 활동한 크리스토퍼 존슨은 "중국은 자국 정치계에 관한 정보의 보물상자인 링완청이 미국 관리들에게 입을 열지 않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지속적 요구에도 미국의 입장은 완강하다. 마크 레이몬디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범죄 혐의가 있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사법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왔다"며 "단순히 명단을 보내 송환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일반적인 원칙만 설명했다.
NYT는 중국이 링지화의 사법처리뿐만 아니라 다른 관리들의 부패를 조사하기 위해서도 링완청의 자국 인도는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다음 달 방미를 앞두고 링완청의 거취와 관련한 양국의 물밑접촉이 어떤 형식으로든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