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이 같은 대형 인기상품의 등장을 적극 환영한다. 한 품목이 품귀를 빚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면 낙수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원작을 베낀 '미투 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유사한 이미지나 비슷한 패키지의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난다.
이 지점에서 아쉬운 대목이 발생한다. 역설적이게도 히트상품은 기업 전체의 매출에 도움이 되지만 시장의 다양성과 균형적인 발전을 왜곡하기도 한다. 지금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이 몇몇 대형 인기품목에만 의존하는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작 '에어쿠션'은 이미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등 후발업체의 단골 신제품이 된지 오래다. 마유크림 역시 제조업자와 판매업체간의 상표권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수의 중소기업이 유사상품을 출시했다. '제2의 한류' 역사를 써야 할 토니모리와 더샘 등은 서로 미투 제품을 출시하면서 원조 논란에 힘을 빼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히트 화장품이 없다. 이러다가 K-뷰티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일찍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게 다 '인기를 끈 제품을 베끼면 된다'는 편한 생각이 때문이다. 그 혹독한 대가를 치를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