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아이 경계 허문 키덜트 문화, 산업 경계도 허문다

2015-08-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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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드림웍스 캐릭터 상품]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제2회 서울키덜트페어’가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실제로 지난해는 약 4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찾는 등 성황을 이뤘으며 올해도 하루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지난해보다 많은 방문자를 기록해 키덜트 문화에 대한 더 뜨거워진 열기를 방증하는 사례가 됐다.

국내 키덜트 시장은 총 규모가 총 5000억~7000억으로 추산되며 매년 20~30% 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인터넷 쇼핑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초까지 키덜트족을 타깃으로 한 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6%나 증가했다. 이 중 30~40대가 무려 85%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구매 연령대도 크게 확장됐다.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을 살펴보면 지난해 SNS에서 키덜트가 언급된 횟수는 총 2만 1460번으로 재작년보다 3배나 높아졌다. 올해 5월까지는 총 1만 6516건으로 한 해의 3분의 2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작년 언급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를 기록, 키덜트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방증하고 있다. ‘철없는 20대’로 한정되던 ‘키덜트족’은 이제 좌시할 수 없는 최고의 산업 키워드다.

나날이 성장하는 키덜트족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국적의 캐릭터들이 앞다투어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글로벌 유명 캐릭터에서부터 국산 토종 캐릭터까지, 지금 대한민국은 키덜트족을 사로잡기 위한 캐릭터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인 글로벌 캐릭터들의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은 ‘다각적 접근법’이다. 맥도널드 해피밀 세트는 인기를 누렸던 ‘슈퍼 배드’ 세트 이후 미니언즈 세트를 선보여 애니메이션 인기의 여세를 몰아가고 있으며, 슈즈 멀티 스토어 ABC마트의 자체 브랜드 ‘호킨스’는 디즈니 캐릭터와 협업해 키즈샌들을 출시했다. 이렇듯, 완구를 넘어서 각종 유통산업으로의 활발한 진출을 통해 일상생활 전반으로 파고드는 전술로 캐릭터는 일종의 라이프 트렌드가 되고 산업 전반으로 진출하는 무한한 확장성을 갖게 된다.

이 중, 드림웍스는 CJ E&M과 함께 CJ 그룹의 광범위한 사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드림웍스 고유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화 사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폭넓은 캐릭터인지도 확보는 물론 새로운 수익 모델로서 캐릭터의 잠재가치를 꾸준히 발굴해 나가고 있다.

드림웍스의 국내 단독 라이센싱 파트너로써 CJ E&M은 계열사인 CJ 오쇼핑 셀렙샵을 통해 드림웍스 의류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헬스&뷰티 스토어 CJ 올리브영과 함께 '드림웍스 헬스&뷰티 컬렉션'을 출시했다. 그 중 '아임 더 리얼 슈렉팩(I'm the Real SHREK Pack)'과 '아임 더 리얼 슈렉 하이드로겔 마스크(I'm the Real SHREK Hydrogel Mask)'는 귀여운 디자인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 단일 상품 중 베스트 셀러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가정의 달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한정 시즌 프로모션, 콘래드 서울과 ‘드림웍스와 함께하는 콘래드 주니어 카니발’도 진행,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에게 특화된 사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테마파크를 비롯, 캐릭터 라이선싱을 통한 애니메이션 원소스멀티유스(OSMU)를 가장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디즈니다. 2013년 공주 캐릭터로만 15억 1800만달러를 벌어들였던 디즈니는 키덜트 산업의 수익성에 주목하고 일찍부터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LG전자, 배스킨라빈스, 호킨스, 랩코스와 같은 유통 기업들과 협업 제품들을 선보였으며 특히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MAC)과 출시한 라벤더 블루 패키지는 3주 내에 전 제품이 완판 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한 디즈니는 새로운 작품 공개와 동시에 전방위적인 캐릭터 사업을 함께 런칭하고 예비 관객 인지도를 높이는 연쇄 전략도 지속적으로 시도,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

국산 캐릭터들의 국내 상황은, 한마디로 다각 구도다. 완구 기업들이 출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사 혹은 콘텐츠 기업이 출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수많은 캐릭터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또봇을 앞세운 영실업과 터닝메카드의 손오공 등 여전히 기존 전통 그대로 완구에 중심을 둔 정공법이 우세를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캐릭터들처럼, 캐릭터 특성에 맞춘 다채로운 마케팅 시도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투바앤(TUBAn)이다. 투바앤은 대홍기획과 손을 잡고 애니메이션 ‘라바’의 간판 캐릭터 옐로우와 레드를 활용해 다양한 키덜트 타깃 마케팅을 진행, 지난해 국내 매출 기준 3,00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올렸다. ‘라바’의 캐릭터 사업자로서 대홍기획은 캐릭터의 귀여운 외양과 에피소드 내에 녹아 있는 유머코드들을 통해 ‘친근함’, ‘힐링’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부각하는 전략을 펼쳤다. 롯데카드와 제휴를 통해 캐릭터 카드를 제작하고 해태제과, 뚜레쥬르와 함께 케익, 과자, 캔디, 음료수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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