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현대차, 양보다 질에 집중할 때

2015-07-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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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탕수육으로 돈 벌 생각하지 마. 우린 짜장 팔아야 돼.” 영화 소수의견에 이혼변호사 역할의 배우 유해진은 국선변호사 윤계상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이 장면을 보고 현대차가 떠올랐다. 현대차를 중식당으로 보면 주력판매 차는 짜장에 더 가깝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800만대(현대·기아차)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현대차의 글로벌 최다 판매차는 아반떼(92만대), 엑센트(70만대), 투싼(54만대), 쏘나타(47만대)순이다.

지난 23일 현대차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원희 재경본부장은 “중국에서 저가 로컬 업체의 약진과 이종통화의 달러 대비 약세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저가의 중국과 인도 자동차회사, 고급 브랜드의 폭스바겐 등 독일회사, 일본의 도요타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양적성장과 더불어 질적성장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해소, 한전 부지 개발 등 과제도 안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기아차에서 세계 3대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디자인 경영’을 주도했던 정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지난 2011년 크리스토퍼 채프먼을 영입하는 등 브랜드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 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입한 BMW의 고성능차 개발책임자 알버트 비어만에 동커볼케까지 온다면 정 부회장이 추진하던 슈퍼카와 고성능차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의 현대차가 짜장을 팔아서 컸다면 정의선의 현대차는 짜장부터 탕수육까지 전부 잘 만들어야 된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대·내외적 경영 위기를 실질적인 현대차의 수장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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