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 봉으로 아는 던힐(BAT) ①] 고무줄 가격 마케팅 논란

201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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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브리티쉬 아메리카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코리아)가 고무줄 가격 책정으로 흡연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판매량이 떨어지면 다시 가격을 낮추는 등 혼선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BAT코리아는 올해 1월 1일자로 담뱃세 인상이 확정됐지만 보름이나 늦게 가격을 인상했다. 글로벌 본사의 결재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정부의 결정보다 글로벌 본사 의견이 더 중요했던 셈이다.

담배 사재기 현상, 구매 제한으로 인한 폭행 등 다양한 사건·사고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BAT코리아가 사회적 혼란을 더 부채질한 것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무원칙적인 가격변경은 경영상의 모든 부담을 전적으로 흡연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이는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특히 '보그'의 고무줄 가격 정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해 초 담뱃세 인상부터 이달까지 세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내리면서 흡연자들을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BAT코리아는 올해 초 '보그'를 1200원만 인상한 3500원에 판매했다. 당연히 품귀현상이 발생했고, 소비자들은 보그를 사기 위해 줄을 설 정도였다. 하지만 판매량이 늘자 2월 4일부터 '제품 리뉴얼'을 핑계로 가격을 4300원으로 올렸다.

담뱃값 인상으로 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저가'와 '품귀' 전략으로 반짝 상승했던 '보그'의 점유율은 이후 곧바로 곤두박질 쳤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실제 편의점 A사 판매량 기준 1월 첫째주 점유율 2%였던 '보그'는 2월 첫째주 10%대까지 증가했지만 다시 2% 초반대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BAT코리아는 이달 6일부터 '보그 프리마' 가격을 4300원에서 4100원으로 다시 인하했다.

담배는 통상 흡연 확산 방지 등을 목적으로 전국 단일 지정가격제가 유지된다. 가격을 통한 판촉활동 역시 직·간접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외국계인 BAT코리아에 대해서 만큼은 정부 통제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점유율에 따라 가격 인하 한달여 만에 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가격을 이용한 적극적인 판촉활동이라고 볼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빈번한 가격변경은 소비자 선택권 침해뿐 아니라 각종 유통상의 문제도 유발시키고 있다. 또한 경쟁사 간 가격경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BAT코리아가 법의 테두리를 교묘히 피해 가격을 조정하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AT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 담뱃값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금액을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세금만 충실하게 납부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담뱃세를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가 담배업체에 세금만 걷을 뿐 시장의 혼선은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담뱃값은 신고제로 각 업체가 신고만 하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라며 "기재부는 세금만 내면 담뱃값 변동에 대해서는 제재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꼼수 가격 마케팅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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