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힙합 서바이벌 Mnet '쇼미더머니4'는 지난 17일 28명의 참가자에게 마이크 하나를 주고는 '10분 안에 마이크를 차지해 랩을 하지 못하면 실력과는 상관없이 탈락'하는 황당한 미션을 내놓았다. 몸싸움으로 번진 대결에서 제작진은 휴머니즘을 뽑아내기 위해, 실력파 도전자가 대결 룰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차한 것을 고등학생 참가자를 위해 양보한 것처럼 미화했다. 또 "인이어(in-ear earphone·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귓속에 넣는 이어폰)가 이상한가? 무슨 말씀하시는지 잘 안 들리네요"라는 심사위원의 말에 참가자가 "인이어 밸런스 조절하셨느냐"고 답한 것을 부정적 심사평 뒤에 붙여, 혹평에 반기를 드는 참가자로 둔갑시켰다.
부모와 자식 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틈을 좁히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18일 아빠의 스킨십이 불편하다는 사춘기 여고생의 고민이 자극적 편집을 거쳐 방송된 후 시청자는 "아빠가 성추행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버지가 성추행범으로 몰리자 여고생의 언니는 "방송이라 만들어진 장면이 많다" "방송 작가들이 촬영 내내 메시지를 보내 '○○ 좀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방송 후 논란 장면에 대해 해명하는 것도 악성 댓글에 흠씬 두들겨 맞은 출연진의 몫이었다. 그나마 SBS는 "제작진의 의도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분들도 있으신 것 같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아빠와 딸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세심히 방송으로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고 사과문을 내놓기는 했는데, 조작으로 비칠 수 있는 편집을 했다는 건지 제작진의 노력을 세심하게 알아채지 못하고 다르게 받아들인 시청자가 문제라는 건지 오리무중이다.
나 몰라라 하는 '쇼미더머니4'나 모호한 문장 뒤에 숨으려는 '동상이몽'이나 출연자를 배려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