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중국 지방도시, 한중산업단지 조성 붐...전국에 이미 9곳

2015-07-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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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칭다오(青島)시, 옌타이(煙台)시, 웨이하이(威海)시,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자치주, 그리고 충칭(重慶)시까지. 이들 9곳은 한중산업단지 설립을 진행중인 중국의 지방도시다. 한중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각 지방정부들이 경쟁젹으로 한중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

지방정부가 한중산업단지 설립계획을 만들어 중앙정부로부터 비준을 받는다면 농지를 공업용지로 바꿀수 있으며, 입주기업에 대해 세제혜택, 토지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 지방정부들은 저렴한 토지원가를 기반으로 한국의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한국기업은 기술력이 뛰어난데다가, 일본기업과 달리 '악감정'이 없어 중국에서 선호도가 높다.

9곳의 도시들은 각각 신창타이(新常態, 뉴노멀)시대를 맞아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들은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 방법중 하나로 고안해 낸 것이 더욱 강력한 한국기업유치다. 산업연구원 북경지원 이문형 원장은 "중국진출을 꾀하고 있는 우니나라 업체로서는 투자선택지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기에 중국 지방도시들의 한중산업단지 건설 붐은 호재가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원저우 상인의 자금력과 네트워크

원저우시는 지난 1월 '2015 한중산업협력 원저우포럼'을 개최한 자리에서 한중산업단지 설립예정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원저우시는 상술과 이재에 밝아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상인으로 유명하다. 원저우한중산업단지 배후에는 원저우상인들의 광범위한 중국내 네트워크와 막강한 자금력이 버티고 있다.

원저우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원저우 시정부는 자동차부품, 섬유, 의류, 소재, 광산업 등 분야에서 한국기업 유치를 원하고 있다. 원저우시는 대규모 투자사절단을 꾸려 오는 10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산둥성 중심 지난시, 물류 메리트

산둥성 성회(省會, 성 행정중심도시)인 지난은 지난해 6월 '한중 첨단산업협력시범구'설립을 추진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 산업단지는 지난의 신소재산업단지 내에 들어서게 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시는 한국대기업과 IT, 정보기술, 첨단장비제조업 분야의 강소기업 150~200곳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이 밖에도 지난시는 한중일 물류산업단지, 한중일 주택산업협력시범구 등도 추진중에 있다.

◆일대일로 거점지역 옌타이

옌타이는 산둥반도 연안에 위치해, 한국과의 경제협력 경험이 풍부한 곳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주요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옌타이는 이에 더해 지난해 7월부터 한중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단지 총 계획면적은 349㎢이며, 신흥산업협력구, 부두연안경제구, 현대서비스업클러스터 등 세가지 테마구역으로 구성된다.

옌타이는 특히 중국의 국가중점사업인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옌타이는 한중 열차페리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양국의 원활한 교류와 자금이동 등을 통해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도 도움이 될 것임을 부각하고 있다. 옌타이시는 바이오기술, 첨단장비제조, 신에너지, 에너지절약, 환경보호, 해양첨단기술 등에서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풍부한 한중협력 노하우 칭다오

칭다오는 한중수교 초반기부터 많은 한국기업들이 입주했던 곳으로, 우리나라에 지명도가 높다. 한국의 제조업체들과의 협력경험이 많은 칭다오는 이번에 한중혁신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의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서비스업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원화결제센터, 글로벌 자금조달 혁신센터 등의 입주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은행, 보험, 웰스컨설팅, PB, 사모펀드 등 금융기관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 특히 칭다오시는 2020년까지 대한국 무역액을 2015년의 2배로 늘리고, 한국의 칭다오투자액을 누적 20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웨이하이, 지방경제협력 시범지역

웨이하이는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의 도시다. 지리적 잇점을 바탕으로 한중FTA 가서명 협정문은 웨이하이시와 인천광역시를 한중FTA 지역경제협력 시범지역으로 언급했다. 이에 고무된 웨이하이시는 한국과의 경협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이하이는 지역경제협력개방시범구 외에도 한중상품집산지, 한중정보기술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지리적 잇점과 인프라기반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제품의 수입창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또 의료, 미용, 헬스케어 등 서비스분야의 한국기업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기아차의 도시, 옌청

옌청시는 기아차의 중국내 합작법인인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가 입주해 있는 도시다. 기아차의 자동차공장이 운영중인 만큼 수많은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도 동반입주해 있는 곳이다. 무려 2만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장장(長江)삼각주 일대에서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같은 배경하에 중국 상무부는 옌청을 3대 한중산업단지 중점 협력 도시 중 하나로 강조하며 한중옌청산업단지 건설에 힘을 싣고 있다. 왕룽핑(王榮平) 옌청시 시장은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중옌청산업단지에 입주하는 한국기업들에게 정책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며 "입주기업 지원책에는 재정, 세무, 금융 등을 포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옌청시는 지난해 자동차, 서비스업, 스마트장비제조, 광전융합산업, 신에너지산업, 임항물류산업, 중대형 장비제조업, 친환경 농업, 신소재, 항구물류 등 10대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선정했다.

◆동북아 물류중심지 비전 다롄

다롄은 선양(瀋陽),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 동북지역으로 뻗어나가는 관문으로, 대규모 항구가 조성돼 있는데 더해 현재 새로운 대형 국제공항이 건설중에 있다. 동북아 물류의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다롄에 마련된 한중무역협력구는 다롄 진푸(金普)신구 글로벌 전자상거래 종합실험구 내에 위치해 있다.

한중무역협력구는 보세국제협력구와 관광무역시험구로 구성된다. 보세국제협력구는 물류요충지인 다롄의 강점을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을 기반으로 한 수입상품의 보세 전시, 전시판매, 전자상거래 등의 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롄은 넓게 펼쳐진 해안가를 자랑하는 관광도시인 만큼 관광, 공연, 문화산업 유치를 위한 관광무역시험구도 조성했다.

◆옌지, 투먼, 훈춘 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볜조선족자치주는 우리나라와 교류가 활발한 곳이며, 백두산이 위치해 있어서 정서적인 공감대도 높은 곳이다. 때문에 한중FTA 체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옌볜자치주는 지난해 말 지린성 성정부에 한중산업단지에 대한 종합계획을 작성해 제출해 성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또 올해 업무보고에서 훈춘에 위치한 포스코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국제물류산업단지와 옌지(延吉)에 위치한 한국인삼공사의 한정인삼을 중심으로 한 헬스과학기술산업단지를 육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치주내 투먼(圖們)시는 휴럼전자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해 소프트웨어, 광섬유 등 전자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 5공장 건설중인 충칭

충칭은 지난달 현대차가 중국 제5공장을 기공한 곳이다. 현대차 5공장이 들어서면 100여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동반입주해야 한다. 배후업체까지 들어설것으로 기대되면서 충칭 현지에는 한국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에 더해 한중FTA 서명도 기대감을 더하게 하고 있다.

충칭시 한중산업단지는 2011년 9월에 설립계획이 결정됐다. 하지만 현대차 공장건설 계획이 표류하면서 설립이 늦춰졌지만, 올해 들어 가속이 붙고 있다. 한중산업단지는 양강신구에 들어서게 된다. 이미 양강신구에는 3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중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 문화산업, 클라우딩컴퓨터 등이 유치 타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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