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신서유기’ 포맷부터 출연진까지…나영석 PD, 자기복제도 능력인가?

2015-07-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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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원하든 원치 안 든 방송가의 ‘권력’이 된 나영석 PD가 탈세 의혹으로 자숙기간을 가진 후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한 강호동과 2013년 불법 도박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던 개그맨 이수근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영석 PD가 속한 CJ E&M은 16일 “나영석 PD가 올가을, 인터넷 콘텐츠 ‘신서유기(가제)’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현재 강호동, 이승기가 출연을 확정 지었으며, 이수근, 은지원과 출연 가능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익숙한 조합이다. 맞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의 전성기를 이끈 그 얼굴이다. 원래 성공은 아류를 낳는 법이다. 남의 것도 낯 두껍게 베끼는 일이 비일비재한 방송가에 자기복제가 뭐가 대수냐고 넘겨보려고 해도 이건 너무 했다.

제작진은 “4명의 멤버 이외에 다른 멤버의 합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2007부터 2011년까지 매주 본 조합에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는 성의도 없이 추억팔이를 하겠다는 심산일까? 덕분에 첫 방송 오프닝은 보지 않아도 그려진다. 강호동의 에너지 넘치는 인사와 과거 도박 사건을 반성하는 이수근의 주눅 든 표정. 그를 질책하는 리더 강호동. 이승기는 “열심으로 사죄하라”며 이수근을 다독이겠지. 은지원은 옆에서 볼에 바람을 넣으며 둘리 표정을 짓고 있을까.

출연진의 캐릭터에 의존하는 예능프로그램 특성 상 아무리 별다른 것을 해도 출연진이 같다면 밑바닥에 깔린 재미는 비슷하다. 론칭 10년이 된 MBC ‘무한도전’을 생각해보자. 그들이 가요제를 하건, 봅슬레이를 타건 심지어 새 멤버를 뽑건, 박명수는 종종 버럭 하고 유재석은 그를 어르고 달랜다. 애처럼 칭얼거리는 정준하에게 면박을 주는 정형돈과, 유재석 앞에서 아양을 떠는 하하를 기본 재료로 하고 그 위에 새로운 소스를 끼얹는 정도다.

하물며 나영석 PD는 소스도 새로 만들지 않고 ‘야외’ 버라이어티를 또 선택했다. 같은 재료에 같은 소스라니…. 물론, 그럼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연이은 성공으로 대중은 나영석 PD에게 습관적으로 열광하고 있으니까. 성공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라면을 찾는 이유는 그것이 새롭기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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