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란과 달라…북핵 해결, 압박보다 대화 필요”

2015-07-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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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이란 핵협상이 14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압박에 의존해왔던 한국과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실행계획을 주문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미국은 "압박으로 대화 끌어낸다" 태도 지속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스펜 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우리 역량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대북 방침을 짧고 분명하게 소개했다.
 

이란 핵협상이 14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압박에 의존해왔던 한국과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이란 핵협상 대표단의 모습. [사진=신화사 제공]


핵시설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북한과 이란이 요구하는 바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는 대가로 한국과 미국의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주로 우리 안보와 직결된 사항들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미 연합사가 존재하는 한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은 상상하기 힘든 요구"라고 일축했다. 반면 이란은 안보역량과는 별개인 경제·금융제재를 풀어달라는 조건으로 핵협상의 진행해 왔다.

북한이 이란과 달리 이미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라는 사실도 미국이 압박을 포기하지 않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현재 핵탄두 10여기를 보유하고 있고 내년 말까지 20기로 늘릴 것으로 추정한다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전했다.

미국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분명히 보이지 않는 이상 지금의 강경한 대북 정책을 '현상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북한, 고립에 익숙…압박카드 무용지물" 주장도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개발이라는 '병진 노선'을 내세우며 비핵화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는 북한주민의 모습. [사진= 통일부 제공]


그러나 문제는 북한 체제가 이미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핵 협상에 나선 이란과는 달리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개발이라는 '병진 노선'을 내세우며 비핵화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한발 더 나가 북한은 핵보유를 헌법에 명기하고 핵보유를 영구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금융 제재 등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제재가 풀린 이란은 다른 국가들과 자유로운 교역을 통해 국력 강화를 이룰 수 있겠지만 북한이 자유로운 교역을 하다간 체제 붕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는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철저히 고립된 국가인데 제재와 압박으로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간 본격 협의에 앞서 3국 수석대표들이 손을 맞잡는 모습. 왼쪽부터 일본 측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미국 측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남궁진웅 timeid@]


특히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면서 압박에 반대표를 던지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한 핵협상을 계기로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압박보다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만료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새로운 정책을 내세우기 어렵지만 중국을 활용한 새로운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14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핵 문제도 관련국간 진지한 협상을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궁극적인 해결 과정에 들어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북한이 하루속히 유엔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성명이 단순히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실행계획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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