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쯔광그룹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측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총 230억 달러로 이는 13일 마이크론의 1주 당 종가인 17.6달러에 19.3%의 프리미엄을 얹은 액수다. 인수가 실현될 경우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쯔광그룹은 반도체 칩 생산보다 개발에 주력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산하의 국유기업인 칭화유니그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마이크론이 중국업체에 피인수 당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주당 21달러인 인수 가격은 마이크론 주주들이 수용하기에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는 미국의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의 검토를 거칠 가능성이 높은데, CFIUS가 마이크론의 중국으로의 피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향후 중국의 D램 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 1위와 2위를 차지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과점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예의주시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이 그동안 D램 등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온 만큼 중국 기업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2013년 파산한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올해 1분기에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1%로 압도적 1위를 달렸고 2위는 SK하이닉스(27.6%), 3위는 마이크론(21.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