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에 발목잡힌 조선업계… 2분기 적자 더 확대되나

2015-07-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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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의 송가 오프숑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의 건조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조선 빅3가 상선시장 회복세 둔화와 해양플랜트에서의 일회성 비용 및 발주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중인 가운데 올 2분기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투자업계는 2분기에도 흑자기조가 유지 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조선업계는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 상황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1조원대의 영업적자가 예상중인 가운데 해양플랜트 부문 비중이 높은 삼성중공업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을 종합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1027억원) 대비 77.08%가 줄어든 235억원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일회성 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실제 수치와 다르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는 올 2분기 대우조선해양이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2분기 대우조선해양의 영업 손실로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대를 예상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 상황으로는 시장에서 말하고 있는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달 2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 사장은 당시 “3사가 비슷한 비중으로 해양 부문 사업을 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해양 쪽에서 많은 손실을 기록 중인데 대우만 잘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면서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대해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대우조선에도 어느 정도 손실 요인이 있다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노르웨이 송가 오프쇼어(Songa Offshore)로부터 수주 받은 초대형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지연과 그로 인한 손실 확대가 이유라는 지적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9월과 2012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수주했으며 올 초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주측의 설계변경 요청 등에 따라 지난 6월 29일 첫 호선을 인도하는데 그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안으로 4척 중 3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우조선해양에 있어 송가 프로젝트가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면서 “선주측이 자신들이 원하는 스팩에 미달되는 기본설계를 들고와 지나치게 설계변경을 요구해왔고, 인도 역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지연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적자는 송가 프로젝트에서 발생된 비용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또한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치스(Ichyth)와 에지나(Egina) 등 2개 프로젝트에서 500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쌓은 경험이 있고, 현재 이들 프로젝트들이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3년 상선발주가 줄어든 대신 해양플랜트가 늘면서 대형조선사들이 앞다퉈 수주에 열을 올린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불거지면서 삼성중공업의 이치스와 에지나 등 악성(惡性) 수주로 분류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덩달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해양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났다는 말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일축한 상황이다.

한편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형 조선사들의 이익은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했거나 반영중으로 이는 올해 안에 모두 해결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이후부터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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