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이 ‘쉽고 편한 우리말 가꾸기’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송철의 국립국어원 원장이 국민들의 편리하고 유익한 한국어 사용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는 국립국어원의 ‘쉽고 편한 우리말 가꾸기’ 계획 내용이 공개됐다.
국어원이 내세운 올해 3대 주요 과제는 ▲ 언어 규범 정비, 기반 자료 확충으로 소통 환경 개선 ▲ 공공언어 개선 지원으로 아름다운 언어문화 조성 ▲ 국내외 교류 및 언어 복지 증진으로 국어정책 저변 확대다.
우선 송 원장은 국민들이 편하게 우리말을 쓸 수 있도록 언어 규범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우리나라의 언어 규범은 1930년대에 처음 제정된 후 1988년에 대폭 수정 보완됐다. 이후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재정비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어문 규범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다”며 언어 규범 재정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송 원장은 현실에서 많이 쓰이지만 표준어가 아닌 단어들을 복수 표준어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원장은 “최근에는 짜장면을 비표준어에서 표준어로 바꿨다. ‘너무’라는 단어 역시 좋은 의미를 표현할 때 쓰일 수 있게끔 표준어 대사전에서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원장은 ‘우리말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말샘’은 다변화된 사회에서 표준어 외에 다양한 실생활 언어 정보를 원하는 사전 이용자의 요구가 반영돼 제작됐다. 사용자도 함께 참여하여 실생활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다양한 표현을 집대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송 원장은 “개방형이란 것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생각했을 때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전에 반영할 수 있다”고 ‘우리말샘’의 제작 방향을 설명했다.
2006년부터 작업에 착수해 현재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치고 있는 이 사전은 내년 10월에 개방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송 원장은 소외계층에 대한 언어 복지도 약속했다.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국어 교육과 의사소통 능력을 배우지 못한 저소득층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송 원장은 “언어 정책의 큰 줄기를 아직 소외계층에 맞추지 못했지만, 이제 경제적인 수준도 올라왔기 때문에 정책의 큰 줄기는 마련됐다”면서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아직 수화에 대한 표준어가 없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그 법에 근거해 수화 표준어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위해 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한층 강화된다. 송 원장은 "대표적 공공문화시설인 박물관을 대상으로 주요 전시품에 대한 해설을 수어 동영상으로 만들어 박물관에 제공하고 국어원에서도 웹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송 원장은 임기기간 우리 국어의 품위 향상과 남북한 간의 언어 통합을 통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1984년에 설립된 ‘국어연구소’가 전신인 국립국어연구원은 1991년 승격된 후 국어 발전을 위한 어문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국민의 바른 언어생활을 위하여 다양한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