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하 중견그룹, 일감몰아주기 심각...규제 ‘사각지대’

2015-07-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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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지난 2월부터 본격 시행된 가운데 감시 대상에서 벗어난 하위 그룹의 일감몰아주기는 오히려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100대 그룹 중 공정위 출자총액제한 규제를 받는 49개 그룹은 규제대상 계열사 비중이 13.4%인데 반해 하위 51개 그룹은 14.8%로 1.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도 상위 49개 기업보다 하위 51개 그룹에서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감시대상에 묶여 있는 49개 그룹은 견제를 받지만 이하 그룹들의 경우는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100대 그룹 중 출자총액제한 규제를 받는 49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51개 그룹의 계열사간 거래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에 해당하는 계열사가 총 144곳으로 집계됐다. 51개 그룹 전체 계열사 972곳의 14.8%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이는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감시를 받는 상위 49개 그룹 평균 13.4%보다 1.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오뚜기 등 3개 그룹은 전체 계열사의 절반 이상이 감시대상에 해당했고, 이외 16개 그룹도 계열사 비중이 20%를 넘었다.

오뚜기의 경우는 규제 대상 계열사 비중이 53.8%로 가장 높았다. 전체 13개 사 중 7곳이 규제 대상이었다.

주력 계열사인 오뚜기라면은 함태호 그룹 명예회장(24.7%)과 아들인 함영준 회장(10.9%) 등 총수일가 지분이 35.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716억 원 중 내부거래 금액이 4694억원으로 그 비중이 99.5%에 달했다. 함태호 명예회장의 동생인 함창호 회장이 46.4% 지분을 보유한 상미식품도 734억 원 중 98.2%인 720억 원이 내부거래였다.

성우하이텍과 희성 그룹은 전체 8개 계열사 중 4곳(50%)이 규제 대상이었고, 신안은 21개 사 중 10곳(47.6%)이 규제대상에 해당했다.

다음으로 일진(39.3%), 셀트리온(37.5%), 무림·고려제강(36.4%), 넥센·S&T(33.3%), 선명(31.6%) 순으로 규제 대상 계열사 비중이 높았다.

농심, 교원, SPC, KPX, 한일시멘트, 동서, 대상, 보광 등 8개 그룹도 규제대상 계열사 비중이 20% 이상이었다.

이 외에 이수, 사조, 경동원, KISCO, 한양, 애경, 동원, 유진, 아주, 파라다이스, 풍산, 메리츠금융, 다우, 다음카카오, 대한전선, 대명, 삼라마이다스, 삼양, 넥슨, 아세아, 하림, NHN 등 22개 그룹은 20% 미만이었지만 규제 대상 계열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규제 대상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일진으로 11개 사에 달했고, 신안이 10개로 2위였다. 다음으로 오뚜기·보광은 7개, 선명·SPC·대상·KPX 6개, 농심·애경이 각각 5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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