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남중국해를 둘러싼 '땅따먹기' 게임의 판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 주변국들의 영유권 다툼으로 시작된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는 미국과 '보통국가'를 앞세운 일본의 개입으로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 석유 시추, 군비 강화 등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력 즉각 투입 태세를 취한 채 중국의 추가 도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일본은 미군과의 남중국해 순찰 합류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패권 리그에 발을 들일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최후의 생존자가 남을 때까지 전개될 '헝거게임'으로 변모하고 있는 남중국해 패권 경쟁 속에서 그간 전략적 모호성을 앞세워 수수방관 입장을 취해온 한반도는 도전을 맞게 됐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우리나라가 줄다리기 외교 속에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간 우리나라가 지속해온 수동적 외교전략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현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과거 청·일 전쟁, 러·일 전쟁 등 주변 열강들의 패권 다툼의 주요 무대가 한반도였다는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