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2 '개그콘서트']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에서 유행했던 대사다. ‘웃자고’ 만든 코너에 ‘죽자고’ 달려드는 일이 다반사니 애초에 선을 긋겠다는 것이었다. 풍자 개그가 시들해졌다가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 요즘 또다시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는 말을 외쳐야 할 일이 벌어졌다. 14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코너 ‘민상토론’ 때문이었다.
이날 ‘민상토론’에서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 부족을 꼬집었다. 유민상은 ‘낙타와 접촉을 피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예방지침에 실소하며 “낙타 고기는 도대체 어디서 먹으라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어 “정부 대처가 빨랐더라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고 MC를 맡은 박영진은 “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서울 시장은 잘했다?”, “지자체가 나서 혼란만 키웠다?” 등 말꼬리를 물며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인미협은 “공영방송 KBS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 및 입장만을 찬양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심의소위는 ‘민상토론’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제5호 “그 밖에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 위반했다고 판단, 행정지도 ‘의견제시’ 제재를 의결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제재에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25일 KBS 측은 아주경제에 “행정지도와는 상관없이 이번주 방송은 진행될 것”이라며 “어제(24일) 촬영도 무사히 마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상토론’은 엉겁결에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유민상과 김대성의 이야기를 그리는 코너다. 지난 4월 초 첫선을 보인 이 코너는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사안들을 재치 있는 언어유희로 풍자하며 호평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