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은 이날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한국 문화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보관하고 있던 덕혜옹주의 복식을 한국 정부에 기증했다.
기증품은 덕혜옹주가 일본에 머물 때 남긴 당의와 홍색 치마 등으로 이날 오후 한국으로 운송돼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된다.
서울에 있는 초전섬유·퀼트박물관 김순희 관장이 오랜 교분이 있는 오누마 스나오 이사장을 설득해 복식을 기증하도록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이들 복식이 덕혜옹주의 유품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동시에 조선 시대 왕실 유물로서 복식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한다.
덕혜(德惠)는 대한제국 황제 자리에서 강제 퇴위 당하고 나라를 빼앗긴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황제인 고종이 궁녀 출신 복녕당(福寧堂) 양귀인(梁貴人)과의 사이에서 1912년 낳은 딸이다.
어머니가 정실이 아닌 점과 나라는 망했지만, 왕의 딸이라는 점 때문에 옹주(翁主)라는 칭호를 쓴다.
덕혜옹주는 1925년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갔다가 1931년 쓰시마(對馬) 종가 소 다케유키(宗武志·1908∼1985) 백작과 정략 결혼했다. 그는 10대 후반부터 조발성 치매 증세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1955년 이혼했다.
덕혜옹주는 1962년 고국으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라는 곳에서 머물다 1989년 사망했다.
고종의 일곱째 아들인 영친왕(英親王) 부부는 덕혜옹주 이혼 후 소 백작에게서 돌려받은 혼례품과 복식 등을 문화학원에 기증했다. 덕혜옹주의 유품은 1979년 복식박물관이 개관함에 따라 이곳에 보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