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착한 패션'이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모피 반대 운동 등 소극적 대응을 넘어 환경을 생각한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션업체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에서 소비하지 못해 소각되는 의류, 텐트, 낙하산 등 원단을 사용한 '밀리터리 컬렉션', 자동차 에어백 등으로 만든 '인더스트리얼 라인' 등 소재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검증된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 역시 뛰어나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9월 서울 삼청동에 CSR(사회적책임) 플래그십스토어 '하티스트 하우스'를 오픈했다. 빈폴·갤럭시·로가디스·구호 등 제일모직 주력 브랜드의 재고를 소각하지 않고 80~9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업사이클링 패션 아이템 등도 선보이고 있다.
패션이 시각에 민감한 분야라는 점을 고려해 수익금 대부분은 저소득 시각장애인의 개안수술·교육에 쓰인다. 기부에만 맞춰진 CSR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2007년부터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기부 받은 자사 의류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이를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캠프 등 옷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하는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14만벌을 수거했다. 지난해에만 5만 5000벌을 기부받는 등 소비자의 참여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캠페인으로 수거된 의류 약 1만벌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와 사단법인 서울노숙인시설협회에 기부했다.
앞서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엔제리너스커피와 함께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도 진행했다. 입지 않는 유니클로 의류를 매장으로 가져와 리사이클 캠페인에 참여하면 청바지 밑단으로 제작한 리사이클 홀더와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교환권을 증정하는 행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부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쉽게 사고 쉽게 버려지는 의류가 아니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