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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윤숙희 글 · 김희경 그림]
아주경제 이진 기자 =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에게 상처 주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되며, 삶이 버겁고 힘겹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저자 윤숙희씨는 아직도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모든 아이들이 해처럼 활짝 웃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매일 밤 꿈속에서 그림자 괴물에게 쫓기는 아이 시훈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캄캄한 밤하늘에 번쩍하는 빛을 내뿜고 사라진 것은 틀림없는 유에프오다. 하지만 누구하나 시훈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시훈 앞에 노란 우비를 입은 외계인 소년 시몬이 나타난다. 두 소년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공유하며 친구가 된다. 시훈은 고향 별 시리우스로 돌아가 엄마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 시몬을 도와 우주 악당을 물리치고 자신을 괴롭히는 그림자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고 싶다.
외계인이라 믿었던 시몬의 정체가 실은 평범한 소년임이 밝혀지면서 두 소년은 가슴에 새겨진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그 상처가 시훈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게 했고, 시몬을 지구 밖으로 달아나고 싶을 만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상처의 주범은 이 세상 최고의 영웅이었어야 할 아버지의 폭력이었다.
두 소년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약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시훈의 아버지는 자식들을 사랑했지만 술에 취하면 이성을 잃고 폭력을 휘둘렀으며, 시몬의 아버지는 이혼 후 홀로 키우게 된 아들이 엄마를 찾을 때마다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에게는 상처받은 ‘나’를 이겨낼 용기가 부족했다.
행복해지기 위해 먼저 용기를 낸 것은 시훈이었다. 더 이상 그림자 괴물로부터 달아나려 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시훈은 시몬도 시리우스가 아닌 이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두 소년이 이겨내야 하는 것은 그림자 괴물도 우주악당도 아닌 상처받은 ‘나’였다.
어른보다 먼저 용기를 내고 어른을 먼저 용서하는 시훈의 모습은 우리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무섭다고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 싸워 봐. 내가 도와줄게”라는 시훈의 외침은 시몬뿐만 아니라 가슴에 상처를 지난 모든 이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