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땅콩회항’ 집행유예 한 달도 안 돼 조현아 경영복귀 가능성 열어

2015-06-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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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조양호 한진그룹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각각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땅콩회항' 사태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회항’ 사태로 항소를 통해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지 채 한 달도 안된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파리에어쇼에서 지난해 12월 땅콩회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업계는 조 부사장이 눈물을 흘리며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지 26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아버지인 조 회장이 조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가능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은 여론 떠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16일(현지시간) 파리 에어쇼가 열리는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항 사건 이후 세자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덮어놓고 다음 세대에 (기업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있어야 물려준다”며 “세명이 각자 전문성이 있으니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식들이) 눈물을 흘려보고 찬밥도 먹어보고 고생도 해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갑의 횡포’‘재벌 3세 경영승계 논란’까지 번졌던 일명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한지 196일만에 아버지는 눈물도 흘리고 찬밥도 먹어보며 고생한 딸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다.

지난해 땅콩회항 당시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몇 번이고 허리를 굽혔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결국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속담 속 아버지였다.

사건 당시 딸의 경영복귀와 관련해 “생각해 본적 없다”는 입장은 시간이 지나고 사건이 집행유예로 일단락되자 손바닥 뒤집듯 뒤엎어졌다.

이는 당시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중의 비판세례 커지자 직접 나서 사태 수습에 나서 “제가 (자식)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다. 죄송하다”고 거듭 허리를 숙였을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자녀를 두고 있다.

땅콩회항이 발생하기전 3남매 경영승계 구도는 팽팽했다.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은 호텔사업,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은 그룹 및 대한항공 핵심사업, 막내인 조현민 전무는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땅콩회항 이후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 대표 등 그룹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후계구도는 변화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세 자녀 모두 전문성을 살려 하고 싶은 분야에 후계를 물려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장남인 조 부사장이 한진그룹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조 부사장은 올 초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 당시 의장으로 공개석상에 얼굴을 비추며 경영승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또 그는 조 회장과 이번 파리 에어쇼에 동행해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13조원 규모의 항공기 100대를 신규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항공기 도입 계약 체결식에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을 동행시킨 이유에 대해 “비행기에는 마케팅, 정비 등 여러 측면이 있다”며 “훈련을 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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