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감독 이해영·제작 청년필름) 개봉을 앞두고 아주경제는 지난 15일 박보영을 만났다. “영화 속 주란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더라”는 칭찬에 “많은 분의 노고가 녹아 있다”며 쑥스러운 듯 웃는다.
“감독님을 비롯해 분장팀, 카메라 감독님까지 ‘예쁜 앵글’을 찾으려고 엄청 고생하셨어요. 그냥 넘어간 장면이 없을 정도예요. 뭘 하나 찍더라도 저쪽에서 분장팀이 ‘잠깐만요, 잠깐만요’, ‘안돼, 안돼’ 하면서 촬영을 막아요(웃음). 제 귀밑머리며 입술 색깔까지 일일이 신경 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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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나리오 읽을 땐 이렇게 예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런데 세트장에서 깜짝 놀란 거 있죠. 우리끼리 ‘제작비의 많은 부분을 여기에 썼나봐’라며 감탄하곤 했어요. 공들인 태가 나더라고요. 감독님도 미술에 조예가 깊으시거든요. 프레임 뒤 꽃잎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시는 분이에요(웃음).”
프레임 밖 꽃잎까지 신경 쓰는 이해영 감독과 ‘경성학교’ 스태프가 만들어낸 세트장 곳곳은 스산하면서도 서글픈, 미스터리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박보영에게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였느냐”고 묻자 그는 단박에 “소녀들의 비밀공간”이라 답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세트는 소녀들의 비밀공간이에요. 콩가루로 먼지를 만드느라 정말 고생했는데, 저는 그곳이 정말 좋은 거예요. 나중에 그 세트를 부순다고 해서 정말 슬펐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그랬어요. 그래서 부수기 전에 ‘저기서 뭐라도 하자. 티저라도 찍자’며 해체를 막기도 하고(웃음). 그렇게 세트장 곳곳에서 티저를 찍었어요. ‘정말 다 쓰실 거죠?’라고 물어가면서요.”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감정신이 힘들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너무 힘든 거죠. 생각보다 더 힘들더라고요(웃음). 1차적으로 표현한다고 나름 한 건데, 보고 나니 표현이 덜 된 거예요. 제가 생각한 감정들이 다 표현돼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쉽지는 않더라고요.”
폭발적 감정 연기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보다 더 박보영을 난감하게 했던 건 ‘액션 연기’였다. 맨 몸으로 부딪치고, 물에 빠지며 급기야 와이어를 타고 교실을 날아다녀야 했다.
“지난해 촬영한 거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그걸 예상해 ‘인터뷰에서 에피소드를 물어보면 말씀드려야겠다’ 하고 당시에 일기를 쓰곤 했거든요. 일기장을 딱 펼치니 전부 힘들다는 말뿐이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오늘은 와이어를 탔는데 힘들었다’ 이런 것들이요(웃음). 멀리뛰기 하는 폼이나 와이어를 탔을 때의 자세 같은 걸 연습하느라 힘들었어요.”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2008년 ‘과속스캔들’ 이후 4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이후 2012년 ‘미확인 동영상: 절대 클릭 금지’로 스크린에 복귀한 뒤 ‘늑대소년’, ‘피 끓는 청춘’과 올해 개봉될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다작에 대해 박보영은 “4년 간의 공백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현실적 부분에 부딪혀서 몸을 사리게 될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심정으로는 ‘난 안 그럴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4년의 공백기가 있었잖아요. 그 시간 동안 작품을 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그 공백을 채우고 싶은 마음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