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연계 법안 표결 시한이 오는 7월말로 연장되면서 ‘임기 내 TPP 완성’이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16일(현지시간) TPP 핵심 연계 법안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안건에 대한 재투표 시한 연장 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6표, 반대 189표로 통과시켰다.
TAA는 신속한 협상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법안의 연계법안으로, 무역협정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이직 등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TAA법안은 지난 12일 하원 1차 투표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친정’ 민주당 의원들의 대거 반대표로 부결됐다. 그러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즉석에서 재투표 제안했고, 규정대로 하면 원래 이날까지 찬반 표결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반대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결을 강행할 경우 또 부결될 것이 뻔해 하원이 시한 연장을 추진한 것이다. 이로써 하원은 한달 가량의 시간을 벌긴 했지만 TAA 안건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TAA법안이 재처리 시도에도 끝내 불발 할 경우, 전날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한 연계법안인 TPA 부여 법안까지 무용지물이 된다.
‘신속협상권’으로도 불리는 TPA는 행정부가 타결한 무역협정에 대해 미 의회가 내용을 수정할 수 없고 오직 찬반 표결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치로, 빠른 TPP 협상 타결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TPP 협상에 찬성하는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환경 및 노동자보호 조항 미흡 등을 이유로 TPA 부여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첩첩산중’의 상황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중 TPP 협상을 마치고 연말까지 의회의 비준을 받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하원이 우여곡절 끝에 7월 말 TAA 안건을 통과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TPP 협상에 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협상 타결 후 2개월 내에 협정문을 공개하고 그로부터 한 달 뒤 서명하게 돼 있는 복잡한 절차 등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연내에 TPP를 발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2016년 대선을 앞두고 TPP 협상이 정치적으로 쟁점화되면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내 처리가 아예 불발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