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잉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사진=임방준 기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 고르바초프같은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 미국이 실망한 것 같다.'
중국 여성 외교관으로서 최고위직에 올라있는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이 지난 4일 중국사회과학원이 주최한 '미국아시아회귀전략 학술토론회'에 참석해 미중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16일 관찰자망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두번째는 낙관론이다. 그는 "특히 경제계 인사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의 세계경제에 대한 공헌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중국의 발전이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는 신중론이다. 그는 "미국 싱크탱크들은 보편적인 관점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극단적인 결론을 내고 있지는 않다"며 "그들은 남중국해에서의 갈등을 중국이 미국의 세력을 아시아에서 몰아내려는 것으로 간주해 중국의 확장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모든 관점에서 미국의 실망감을 읽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첫번째는 '중국의 현대화가 정치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실현되지 못했다는 데 대한 실망감이다. 중국에 고르바초프같은 인물이 나오지 못했다는 것. 두번째는 중국이 미국에 동조하기 보다는 스스로 적극적이고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는 데 대한 실망감이며, 세번째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취하는 이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창하는 '중미 신형대국관계'의 핵심은 충돌의 길을 피하고 서로 상생을 꾀해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9월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는 사실이 7개월 전인 지난 2월 공개된 것은 서로가 충분한 준비의 시간을 갖자는 의미"라며 "양국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세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첫째 양국은 소통을 심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분쟁과 갈등은 서로를 설득하기 어려운 것들이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알리고, 민간의 소통작업도 심화시켜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최소한 서로간에 오해를 없앨수 있다.
두번째는 서로 자극하는 여론을 억제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자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최근 CNN기자가 미국 해군 정찰기를 타고 남중국해를 촬영해 보도한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활동에 의심을 하고 있지만, 중국인 역시 미국이 아시아에서 무력을 사용하고, 평화를 깨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번째로 중국이 어서 빨리 신형대국관계에 적응하고, 세계에 자신의 생각을 표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대국이지만 강국은 아니며, 현재 강국이 되기위해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전제한 후 "중국인은 냉정하고 끈기있고 너그러운 자세로 미국을 관찰하고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