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서울 지역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민안심병원 33곳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인제대부속 상계백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출입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4차 감염자 6명 중 2명 병원외 감염자로 분류
당국 격리 대상자 제외…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슈퍼 전파자 후보 늘어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했던 '병원 외 감염'이 현실화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사태 장기화와 함께 4차 감염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자 4명이 추가로 발생해 환자 수가 15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사망자도 3명이나 발생,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총 19명으로 늘었다.
추가 환자 4명 중 3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다. 151번(38·여)과 152번(66), 154번(52)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사이에 가족 간병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153번(61·여) 환자는 3차 감염자에게서 전파된 4차 감염자다. 그는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118번(67·여·6월 13일 사망) 환자와 같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노출됐다.
이로써 지난 12일 이후 메르스 4차 감염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6명 중 2명은 병원 외 감염자로 분류된다. 지난 12일과 13일 잇따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민간구급대 운전자(133번 환자)와 동승자(145번 환자)는 76번(75·여·6월 10일 사망) 환자를 지난 5~6일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에 이송해주는 과정에 메르스에 걸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교을 했다가 15일 정상 수업을 재개한 서울 강남구 세명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손세정제를 뿌려주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보건당국 격리 대상자에서 제외돼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접촉하고 다닌 '슈퍼 전파자' 후보들도 사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154번(52)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2~3일간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54번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갔다가 14번(35) 환자와 접촉했지만 격리 대상이 아니었다. 함께 간병을 했던 누나가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때도 154번 환자는 별다른 조처를 받지 않았다.
대구 남구청의 한 주민센터 공무원인 이 환자는 지난 13일부터 오한 등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평소처럼 직장에 나가 주민들을 상대하고 동네 목욕탕, 직원 회식 등에도 참석했다. 그는 15일에서야 보건소에 증상을 신고하고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인 137번(55) 환자와 같은 병원 내과 의사인 138번(37) 환자도 정부의 방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증상이 시작되고도 9~10일 동안이나 지역사회를 마음 놓고 돌아다녔다.
보건당국은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데 대해 격리 대상자 선정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154번 환자 등 병간호를 했던 가족은 (격리)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던 집단"이라며 "전체적으로 메르스 확진자 규모가 줄었음에도 관리망 외곽에 있던 간병인 가운데는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로 인한 추가 감염이나 지역사회 전파가 없도록 확진자 동선과 밀접 접촉자를 파악할 인력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역학조사관 요원이 부족해서 실제로 역학조사를 시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추가로 전문인력 90명을 확보해 시도 역학조사관으로 72명, 즉각대응팀에 18명을 보내 바로 조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