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극비수사’ 유해진 “도사 김중산에 대한 진정성 보여주기 위해 노력”

2015-06-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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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비수사'에서 도사 김중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흔히들 ‘감초 배우’라는 말을 쓰곤 한다. 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뜻이다.

실제로 감초는 한약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초다. 쓰임새도 다양하고 달달한 맛 덕분에 쓴맛이 강한 한약을 보다 먹기 좋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몸 속 구석구석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해준다. 해독작용, 혈맥소통, 대장암 예방에 피부미용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유해진(45)이야말로 감초 배우라는 타이틀에 딱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 지난 1992년 연극으로 첫 연기를 시작한 유해진은 1997년 영화 ‘블랙잭’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며 스크린 데뷔를 했다. 이후 ‘주유소 습격 사건’ ‘무사’ ‘신라의 달밤’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 ‘해안선’ ‘광복절 특사’ ‘빙우’ ‘달마야, 서울 가자’ ‘왕의 남자’ ‘혈의 누’ ‘국경의 남쪽’ ‘타짜’ ‘이장과 군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트럭’ ‘강철중: 공공의 적 1-1’ ‘전우치’ ‘이끼’ ‘부당거래’ ‘적과의 동침’ ‘마마’ ‘미쓰GO’ ‘간첩’ ‘인간중독’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단역, 조연, 우정출연, 특별출연, 주연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작품에서 연기를 해왔다.

평소 코믹 연기에서 특출난 능력을 발휘한 바 있는 유해진.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제작 제이콘컴퍼니·공동제작 영화사 신세계)는 오랜만에 유해진의 정극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유해진은 ‘극비수사’에서 공길용(김윤석) 형사를 도와 유괴범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도사 김중산 역을 맡았다.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유해진과 인터뷰를 했다. 배역을 위해 역술 공부를 하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영화 '극비수사'에서 도사 김중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공부를 하지는 못했죠. 제가 영화를 위해서 했다고 해도 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평생을 공부해도 어려운 게 역술인데, 제가 영화를 위해 ‘했어요’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죠. 책을 조금 읽어 본 정도였습니다.”

배역을 위한 노력은 역술 공부가 아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 아직 현존하는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까에 중점을 뒀다.

“김중산 도사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최대한 시나리오를 철저히 분석하고, 곽경택 감독님께 여러 가지를 물어봤어요. 직접 만나보면 제가 그 분을 모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뵙지는 못했었는데, 어제(11일) 처음으로 만났죠. 제 연기가 누가 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김중산 도사님이나 공길용 형사님 모두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덕분에 걱정을 덜었죠.”

그렇기 때문에 코믹함을 뺄 수밖에 없었다. 전작인 ‘해적’에서 워낙 강렬한 코믹 연기로 관객들에게 각인된 터라 선입견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다. 진지한 연기를 하는데 관객이 웃으면 어쩌나 고민했다. 어떻게든 담백하고 튀지 않게, 많은 부분을 빼나가는 작업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어디까지나 진정성을 염두에 둔 촬영 기간이었다.
 

영화 '극비수사'에서 도사 김중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그래서 사투리에 있어서도 표준어로 선회했다. “사투리 연습을 했는데 오히려 장애가 될 것 같았다”는 유해진은 “다 경상도 본토 분들인데, 제가 그 안에서 흉내를 내면 되겠느냐. 김윤석도 제 상대 배우인데, 한 사람은 잘하는데 다른 사람이 못하면 더 몰입이 안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산 도사는 경상도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대학교를 나온 인물로 묘사된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사투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사투리 경연대회를 보여주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 장애물을 없애고 편하게 볼 수 있길 바랐어요. 내용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걷어내게 됐습니다.”

겉모습은 완전한 도사 김중산이었다. 수트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이미 TV CF에서도 ‘미친 수트빨’을 자랑한 유해진은 “‘베테랑’이랑 ‘소수의견’에서도 수트 장면이 있다. 의외로 수트가 잘 어울린 것 같다”면서 “외적인 모습은 김윤석이 힌트를 줬다. 전체적으로는 제 아버지의 겉모습이었다. 대쪽같은 분이셨는데, 고집도 있으셨다. 제가 스크린으로 보는데, 얼핏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극비수사'에서 도사 김중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유해진에게 배우로서의 소신에 대해 물었다.

“사실 ‘내가 무슨 소신을 갖고 살고 있나’ 생각했어요. 저한테 잊혀졌던 단어가 소신이기도 하고요. 아직 저에게는 벅찬 단어인 것 같습니다. 잘 살아야겠다는 것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살았던 것을 돌이켜봤을 때, ‘잘 살았네, 열심히 살았네’ 정도. 나만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항상 하면서 살고 있죠.”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유해진은 영화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렇기에 많은 영화팬들은 주연배우 리스트보다 ‘유해진’이라는 이름에 과감히 지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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