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 60일 전쟁] ⑧이랜드그룹, 세계 최대 후원군 선점, “홍대를 한류 허브로”

2015-06-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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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면세 사업자 '듀프리', 중국 최대 '완다여행사' 지원 협약 체결

한강 활용, 홍대와 연계 新관광벨트 조성

[관세청 특허심사 평가표 기준 전략과 박성수 회장. 자료=이랜드 그룹 제공, 그래픽=아주경제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이랜드는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 가운데 가장 약체로 평가되어 왔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고 주요 판매 상품이 명품보다는 중저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편안함과 친근감이 많이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이랜드는 한순간에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받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글로벌 1위 면세기업인 듀프리와 중국 최대의 여행사인 완다그룹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에 도전한 6개 대기업 법인들은 그동안 듀프리와 완다그룹을 끌어들여 역량을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던 터라 그 파장은 매우 컸다. 

스위스에 국적을 둔 듀프리는 전 세계에서 2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완다그룹의 계열사인 완다여행사는 중국 전역에 20개의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대 규모다. 때문에 이들은 그동안 국내 업체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 왔다.

이처럼 콧대가 매우 높은 두 기업이 지난 4월 28일 서울에 나타나 이랜드와 전격 협약을 맺은 것이다.

먼저 듀프리는 면세점 사업에 처음으로 나선 이랜드를 도와 운영 노하우를 지원키로 했다. 또 글로벌 명품 소싱 능력을 활용해 면세점의 핵심 콘텐츠인 명품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공급을 지원키로 했다.

완다여행사는 연간 100만명 이상의 중국 VIP 고객을 한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랜드는 이을 통해 기존 저가 쇼핑 관광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수준 높은 여행상품을 개발, 다른 나라로 빠져 나가는 유커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같은 지원군을 얻은 이랜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경쟁 법인들로부터 후순위로 밀린 홍대를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GS건설과 함께 특1급 호텔로 개발계획 중이었던 마포구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 부지를 활용, 연면적 1만4743㎡의 면세점을 세우기로 했다. 철골구조로 건설하면 6개월이면 완공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

이랜드는 단순한 면세점에서 벗어나 2만명이 넘는 홍대 상인들과 함께 상생 프로젝트를 실행, 이곳을 '한류 허브'로 키운다는 복안도 밝혔다.

면세점 외부 공간에는 다양한 문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야외 공연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젊은 예술가들과 인디밴드들의 공연이 매일 펼쳐지며, K-팝 스타들의 공연도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홍대 상권에 대한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고 안내 지도 및 모바일 앱을 배포해 관광객들을 유도키로 했다.

또 기존 관광객 뿐 아니라 중국·홍콩·대만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7300여개 중화권 매장 및 각국 주요 여행사를 통해 홍대 지도 배포 및 홍보 동영상 상영 등 신규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지난 21년간 중국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에서 나왔다. 해당 계열사의 역량을 면세사업에 총동원하는 등 '중국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랜드는 홍대 지역이 해외 관광객이 선호하는 지역 중에서 김포공항, 인천공항과 가장 가까운 곳이며, 혼잡한 시내를 벗어나 있어 교통 편도 가장 경쟁력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서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분산으로 교통혼잡 해소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미 이대-신촌-홍대 쇼핑 벨트와 김포공항, 인천공항을 잇는 서부 지역 개발을 시작했다. 신촌 복합관과 홍대 복합관에 하루 해외 관광객이 2000~3000명이 이용하고 있는 한강유람선이 대표적이다.

이랜드는 현재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고 있는 여의도 선착장과 반포대교 사이를 왕복하는 이랜드 크루즈와 잠실·뚝섬·양화·잠두봉·선유도·서울숲·김포·인천 지역에 총 7개의 선착장과 2개의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세운 상태다. 

이와 함께 홍대 비즈니스호텔, 상암 요트클럽, 마곡 R&D센터와 20여개의 박물관, 특급호텔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타 지역보다 개발이 미흡했던 강서 지역을 활성화해 더 많은 관광명소를 개발, 관광객 유입을 배가시킬 계획이다.

이랜드는 면세점 이익의 10%도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가동해 상생펀드 200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인근 대학의 재학생과 졸업생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다양한 지역 상생 실현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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