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엔화 약세(엔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등의 악재까지 겹치고 있어 외국인 자금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71포인트(0.62%) 내린 2051.32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4.28포인트(0.59%) 내린 718.2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코스피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529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이틀간 코스닥시장에선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결국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 힘을 실어준 주체는 단연 외국인이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949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2월 5730억원, 3월 2조9560억원, 4월 4조6750억원, 5월에는 1조3540억원을 순매수했다.
5개월 간 외국인 총 순매수 규모는 8조6000억원에 달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에도 1일부터 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면서 6853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 8일(-741억원)과 9일(-1454억원)에 이어 이날까지 총 4620억원을 순매도한 것이다. 외국인들의 매도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국계 자금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되면서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며 "미국계 자금은 4개월 연속 유입되고 있지만 영국계가 2개월만에 순매도로 전환해 장기성향 펀드의 흐름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3월 1조2651억원, 4월 2조2653억원, 5월 1조600억원 등 세달 연속 순매수했다. 반면 영국은 3월과 4월 각각 4131억원과 1조305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5월 들어 3372억원을 순매도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영국계 자금은 순매수가 개시된 이후 3~5개월 순매수가 지속된 적이 많았지만, 재차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영국계가 단기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것인지가 전체 외국인의 행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에 따른 중국 인바운드 소비 약화, 국내 소비 급감, 신선식품 물가 급등 등 내수 악화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사이에서 외국인은 정부의 향후 정책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하락, 메르스 사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 등 한국만의 불확실 요인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액티브 외국인이 당장 한국 비중을 의미 있게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