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 거래량 격차 변동 추이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끝없는 전세난과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 전세거래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2~3년 내 월세거래가 전세거래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5월 서울의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4616건으로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9460건)과의 격차가 48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986건) 대비 거래량 격차가 약 30% 감소한 수치로, 실거래 조사가 시작된 2011년 1월 이후 4000건대로 격차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이달(10일 기준) 역시 월세 거래량은 1529건으로 전세 거래량(2881건)과의 격차가 단 1352건에 불과하다.
1~5월 누계기준으로 보면 월세 거래의 가속화는 더 뚜렷하다. 올해 1~5월 전세-월세 누계 거래량 격차는 총 2만2300건으로 집계됐다. 조사가 시작된 2011년(4만9562건)은 물론 지난해(3만7651건)보다도 크게 줄어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세 거래량의 상승세는 서울 전 지역에서 나타났지만, 특히 재건축 이주수요가 많은 강남구에서 두드러졌다. 지난달 강남구의 월세 거래량(500건)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500건을 넘어,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월세 거래량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노원구(392건), 송파구(388건), 서초구(298건) 순으로 월세 거래량이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져 서울을 중심으로 월세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강남의 경우 재건축 이주수요가 워낙 많고 전세매물이 드물어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함 센터장은 “월세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는데 반해, 지속되는 전세난에 전세거래가 주춤한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극단적으로 전세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뛰어넘은 것처럼 2~3년 내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앞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