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세계는 그룹의 모태인 본관 건물까지 내놓으며 면세점 사업권 획득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지난 4월 지분 100% 출자해 면세점 법인인 '신세계DF'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20년 숙원 사업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이곳에 면세점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시설과 상업사 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를 모두 활용하면 연면적 1만8180㎡(5500평)의 면세점이 완성된다.
신세계가 처음부터 본관을 면세점 부지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꾸준하게 지적된 명동 인근의 교통 체증, 롯데면세점 본점과 가까운 거리(600m)로 인한 중복 상권 논란, 특허 심사 과정의 지역 안배라는 불리한 여건이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그룹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후보지에 올려 놓고 막판까지 회의를 거듭했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결단력이 오랜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었다.
신세계는 이미 부산과 김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을에는 인천공항점도 개장할 예정이다. 백화점·이마트·프리미엄아웃렛 사업 등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노하우도 탄탄하다. 여기에 재무 건전성, 신용등급 최상위 수준 등 강점이 많아 각종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개별 관광객의 불편함을 함을 없애고 버스로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 중심 면세 서비스가 보여 준 한계를 넘겠다는 판단에서 본관 카드를 확정했다.
또 신세계는 본관 면세점이 탄생하면 소공동의 롯데, 장충동의 신라, 광화문의 동화 등 기존 면세점으로 쏠리던 외국인 구매객 차량이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 남대문로 및 을지로의 경우 도심 교통소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세계가 내세우는 면세점 콘셉트는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고품격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다.
명품관(본관)은 근대건축의 모습을 재현한 중앙계단을 비롯해 중앙계단, 앤티크 스타일 엘리베이터, 내부 자재 등 모든 것이 VIP 고객을 위한 시설과 인테리어, 서비스로 설계된 건축물이다.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명품관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실제로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살꺼리' 외에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할 수 있다.
개별여행 관광객을 위해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이 코스를 적절하게 활용, 관광산업 특수를 중소기업도 누릴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전용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상품에 신세계백화점의 상품화 노하우를 접목시킨 제품들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여 자연스럽게 수출 창구 역할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3일 남대문시장 상인회, 중구청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명동·동대문 등에 밀려 방문률이 떨어진 남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통문화 퍼레이드를 정기적으로 시장 안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관광 가이드 전담인력을 채용해 외국 관광객들에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남대문 시장의 역사도 소개할 계획이다. 무형문화재 장인 상품 전문 존도 만들어 전통상품과 전통시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중소기업과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4월 30일, 부산항 국제터미널 내 면세점 사업을 개시하는 현대페인트와 업무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개설 경험 및 운영 노하우를 제공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