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세계 최초 5G'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연하려는 KT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상용화하려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NTT도코모는 협력을 통해 각국에서 잇따라 개최될 올림픽 기간에 5G 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기술표준화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기술표준화를 통해 각 사업자의 공통분모를 찾아 새로운 기술을 전파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5월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국제표준화단체 ‘3GPP'회의에서 5G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표준‘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기술표준을 채택해 전 세계가 같은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표준을 채택하면 단말기와 기지국 제조업체가 이 규격에 따라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돼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5G의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3GPP는 롱텀에볼루션(LTE)과 CDMA(3G) 등의 통신 규격의 표준화를 이끌어 왔으며, KT, 삼성전자 등 약 300개 이상의 관련 업체가 참가하는 민간 표준화단체다.
이번 후쿠오카 3GPP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5G 표준화 기술은 ’LAA방식‘이다. LAA방식은 이동통신용으로 사용되지 않았던 주파수를 LTE통신용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주파수대역을 넓혀야하는데, LAA방식을 통해 현재 와이파이(WiFi)로 사용되고 있는 대역을 LTE대역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LAA방식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스웨덴 에릭슨, 중국 화웨이, 미국 퀄컴 등 통신장비 업체다. 기지국을 판매하는 에릭슨, 단말기용 칩을 생산하는 퀄컴, 화웨이는 LAA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는 에릭슨, 퀄컴 등과 5G 망으로의 진화 및 비즈니스 모델 도출을 위해 전방위 5G R&D 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LAA방식에 신중한 업체도 많다. 특히 와이파이 사업을 펼쳐 온 미국 브로드컴과 같은 경우 와이파이 대역이 LTE로 이용되면 현재 네트워크 기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LAA방식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5G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일본,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글로벌 표준과 주파수 할당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한국의 산학협력 포럼인 5G포럼과 일본의 모바일포럼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아직 미래부와 일본 총무성 간에 공식적인 연결 채널은 없으며, 5G포럼 등 민간단체를 통해 협력내용에 대한 보고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한 정부 간 의사소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나, 3GPP를 통한 민간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황창규 KT회장은 지난달 말, 노키아 본사와 에릭슨 본사를 잇따라 방문해 5G 기술 공동협력 및 테스트베드 구축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KT는 노키아와 5G 구축을 앞당기는 기술인 FTTA에 대한 협력, 에릭슨과는 광대역 밀리미터파에 기반한 5G 기지국 사이의 동시전송 기술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KT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 2020년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를 실현시키기 위해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