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를 전북대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며 제2의 성장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전북대학교 이남호 총장은 취임 직후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를 대학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10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을 해 온 전북대지만 앞으로의 장기적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발전 방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기존 성장을 기반으로 한 제2의 성장인 ‘성숙’을 표방한 전북대의 비전은 어떤 것일까?
◇탁월한 경쟁력 기반 대학 혁신의 ‘아이콘’
특히 정부가 학부교육이 우수한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시행한 ‘ACE사업’에서는 사업 평가 전국 1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전북대학교 전경(항공사진)
지난해 대한민국 대학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정부의 대학 특성화 사업에서도 전국 1위를 차지하며 5년간 350억 원이라는 국내 최고의 정부 지원금도 확보했다.
이같은 전북대 성장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연구 경쟁력과 기초교육 강화를 목표로 내건 차별화된 학사운영 및 환경, 특성화학과 등을 기반으로 한 대학 전체의 특성화 전략 등에 기인한다.
지역적 한계로 짧은 기간 내에 극복하기 어려운 대외 평판도를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의 평가에서 국립대 중에서 1위에 랭크되고 있다. 2010년 세계 대학평가에서 국내 종합대학 6위를 비롯해 지난해 아시아대학 평가에서 아시아 87위에 올랐다. 중앙 일간지의 대학평가에서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6년 연속 순위가 상승하며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최근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이 세계 상위 1% 논문 비율을 조사한 ‘2015 라이덴랭킹’에서도 대한민국 종합대학 중 6위를 차지하며 세계적 논문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학으로도 손꼽혔다.
◇대한민국이 가장 주목하는 대학, 전북대만의 ‘Only One’
지난 10년, 전북대는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대학이었다. 수치만으로 볼 때 전국 40위권에서 10위권으로 도약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100위 이내에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남호 총장이 취임하면서 전북대의 색깔이 달라졌다. 이러한 성장을 넘어 제2의 성장인 ‘성숙’을 발전 방향으로 삼은 것이다.
기존 수치 중심의 성장은 한계가 있지만 브랜드와 가치를 중시하는 성숙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북대는 ‘빠른 변화’보다는 ‘바른 변화’를, ‘짧은 호흡’보다는 ‘긴 호흡’을 추구하는, 이른바 전북대만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의 발전방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전북대는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이라는 색깔 있는 인재상을 구축하며 지난 10년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했다.
우선 전북대는 한국적 색채가 가장 살아 숨 쉬는 전북의 거점국립대답게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문화적 자산과 천혜의 생태 경관 자원 등을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캠퍼스 둘레길을 만들고,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를 조성하는 등의 전북대만의 ‘Only one’ 브랜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대학에서는 보기 드물게 학생들을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하며 학업뿐만 아니라 인성교육까지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졸업까지 한 번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이라는 색깔 있는 인재상을 구축하고 있다.
◇실력+인성 겸비한 ‘색깔 있는 인재 브랜드’ 만들기
미래사회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를 필요로 한다. 대학 교육도 인성, 사회성, 창의성, 감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키우는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전북대가 이에 걸맞은 인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8학기 중 최소 한 학기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현지 문화와 언어를 접하는 프로그램인 '오프 캠퍼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전북대만의 ‘색깔 있는 인재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는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거주형 대학)’와 ‘오프캠퍼스(Off Campus)’를 제안하고 있다.
‘레지덴셜 칼리지’는 거주 개념의 기숙사에를 학습활동과 공동체 활동, 인성교육 등을 접목시켜 삶과 배움이 하나 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새로운 교육방식이다.
전공교육은 해당 학과에서, 전인교육은 기숙사에서 실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학생들은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공동체 예절과 인성교육,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킬, 문제해결 능력 등을 배운다. 또한 창의적 글쓰기나 예술 창작, 건강한 신체를 위한 체육활동도 병행된다.
‘오프 캠퍼스’는 8학기 중 최소 한 학기 이상을 캠퍼스를 떠나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수업을 듣고 현지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호주를 찾아 현지 소수민족인 마오리족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옷과 생활도구에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중남미에서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중국에서는 중국의 고전문화와 교역의 실무를 익히는 방식으로 참여 학생에게는 이수 시간만큼의 학점이 인정된다.
◇인근 천혜의 자연경관·메세나 자원도 브랜드로 활용
전북대는 귀중한 메세나 자원과 인근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전북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전북대는 ‘혼불’의 최명희 선생과 ‘시조’의 가람 이병기 선생을 기념하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제정하기로 했다.
‘전북대’ 하면 누구나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정기부금으로 ‘전북대 전통공연예술단’도 창단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브랜드는 인지도 제고와 우수학생 모집, 발전기금 유치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풍부한 생태·경관 자원을 활용해 이를 대표적 휴양경관 브랜드로 적극 발굴해 나가고 있다(캠퍼스 둘레길)
이와 함께 전북대는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국유지인 150만㎡의 건지산 학술림과 그 속에 있는 오송제 호수, 그리고 인근의 덕진공원 등의 풍부한 생태·경관 자원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자연경관 자원을 대표적 휴양경관 브랜드로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건지산, 오송제와 연계해 대학 주변에 11.4Km 길이의 캠퍼스 둘레길을 조성하고, 자연생태 복원에 이은 생태숲 조성, 자연치유 숲속 공원 등을 조성해 지역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전북대는 이곳에서 숲속 영화제를 개최하고, 숲속 강의실과 숲속 유치원, 숲속 도서관, 맞춤형 산림 치유시설 등을 조성, 지역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약대 유치로 생명과학 연구 시너지 효과 극대화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 경쟁력에서도 전북대의 새로운 행보가 주목된다. 바로 약학대학을 유치해 연구와 융합 중심의 성숙한 약대로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는 약학대학유치 추진단과 신약개발연구소를 꾸리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전북대는 약학대학유치 추진단과 신약개발연구소를 꾸리고 약학대학 유치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실습장면)
전북대가 약대 유치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약대가 일선 약사를 배출하는 1차적 소임을 넘어 생명과학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학과 치의학, 수의학 분야는 물론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및 화학공학 분야의 연구 인프라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는 전북대는 신약 개발을 위한 학제 간 협동이 수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약대를 유치한다면 상상을 뛰어 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전북대는 약사를 배출하는 단순한 의미의 약대를 뛰어 넘어 신약개발에 필요한 전문 과학기술이 중점이 되는 연구 중심의 약대로 키워 연구 경쟁력과 대학 위상을 높이는 또 하나의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북대는 연구경쟁력 부문에서 타 대학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연구경쟁력의 원천 중 하나로 ‘고온플라즈마용용연구센터’와 ‘로스알라모스연구소’,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LED 농생명 융합기술연구센터 등 세계적 연구소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완주군 봉동읍에 설립된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는 핵융합과 고온 및 저온 플라즈마 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20년께 계획 중인 달 탐사선에 적용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년 전 유치한 ▲로스알라모스연구소는 아시아에선 전북대가 처음이다. 항공기 결함을 레이저 시술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기술과 항공기 및 풍력 복합재구조 건전성관리 및 신뢰성평가 원천기술 등을 개발하며 세계적 연구소로 거듭나고 있다.

▲전염병 해결을 위한 핵심 연구 기관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전경
2013년 준공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AI나 구제역뿐 아니라 브루셀라병, 광우병 등 인간과 동물에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 해결을 위한 핵심 연구 기관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 인증을 받아 고병원성AI나 신종인플루엔자, 광우병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병원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과 질병 역학 분석센터, 동물질병 퇴치를 위한 동물질병 관리센터, 식품 위해물질 검사 관리센터까지 운영되며 핵심 연구기관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LED 농생명 융합산업 분야의 국가과제를 수행하는 ▲LED농생명 융합기술연구센터는 IT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LED 광원 관련 기술과 광생물 제어 기술을 이용해 농업 및 생명산업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신농업, LED 조명기기와 식물공장, 식품산업 등의 연구를 수행한다. 2011년 대한민국 대학 최대 규모의 LED식물공장도 갖춰 청경채 및 쌈채류 7종을 생산·유통하며 기존 농업 방식의 새로운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