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여객선 침몰] 430여명 실종 참사...선장 직무유기? 논란 '가열'

2015-06-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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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中 누리꾼 "중국판 세월호 선장이냐" vs "과실을 과장하지 마라"

전문가 "선박 침몰 및 탈출은 직무유기 아니다, 단 사전조치 미흡은 문제"

중국 양쯔강 여객선 침몰 현장. 현재 구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장강(長江·양쯔강)에서 발생한 호화 여객선 침몰 사건과 관련, '본인만 살아남은' 선장의 직무유기 여부를 두고 중국 내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신문신보(新聞晨報)는 3일 수 백명을 태운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 침몰 사건과 선장의 직무유기 연관성을 두고 누리꾼간의 논쟁이 격해지고 있다며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선장의 직무유기 논란은 1일 밤 9시28분께(현지시간) 여객선 침몰 후 선장이 바로 배를 버리고 헤엄쳐 나왔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선장이 배를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 "승객 대피 관련 긴급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중국판 세월호 선장이 등장한 것이냐" 등 누리꾼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장이 탈출 직후 "배가 갑자기 돌풍에 휩싸여 순식간에 침몰했다"며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천재지변에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누리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봉황망(鳳凰網)은 사고 발생 당일 기상국이 오전 8시30분부터 사고 발생 30분전까지 무려 7차례 황색경보를 발령했음에도 선장이 이를 무시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하지만 이번 여객선 침몰과 수 많은 실종자 발생이 선장의 직무유기 탓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차이춘챵(蔡存强) 상하이(上海)해사대학교 교수 겸 상하이해사사법검증센터 대표와 익명을 요구한 40년 경력의 선장은 "관련 조례에 따르면 선장은 탑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구조할 의무가 있다"면서 "시간이 급박하지 않음에도 승객의 탈출을 돕지 않을 경우 이는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승객의 구조를 돕거나 미리 이를 경고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면서 이를 두고 선장의 직무유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대형 여객선 전복에는 8-10분 정도 소요되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단 2분 만에 배가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장이 배가 전복된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탈출하기도 비교적 쉬웠을 것"이라며 "악천후가 예상될 시 선장에게 운항 중지나 항로 변경의 권한이 있어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은 책임 추궁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온라인 상에 침몰 선박 선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오히려 선장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옹호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 '셰얼마(谢儞瑪)7788'은 "선장이 자살이라도 해야 만족하려는 거냐, 한국의 세월호 그림자를 중국인에 뒤집어 씌우지 마라"라며 지나친 비난은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 외에도 "선장도 책임이 있지만 선장이 선박과 생사를 같이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다" "책임 추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과실을 과장해서는 안된다, 생존을 위한 탈출은 인간의 본능이다"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사건발생 3일째인 3일 오후 3시 기준 여객선 탑승자 458명 중 생존자는 14명, 사망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430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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