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계획 없는 미국·OPEC "제2의 저유가 전쟁"…국제유가 더 떨어질까

2015-06-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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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번 주에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의가 OPEC 회원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제2의 저유가 전쟁’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락에도 양측 모두 산유량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OPEC은 오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회의를 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걸프 산유국 고위 관계자들은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들이 감산할 계획이 없다”며 “OPEC도 산유량을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개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만 산유량을 줄였다가는 시장점유율이 저하할 수 있는 것이다. OPEC은 지난해 11월 27일 열린 정례 회의에서도 하루 300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었다.
회의 참석을 위해 1일 빈에 도착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석유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2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나이미 장관은 시장 점유율 정책을 고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석유 수요는 많아지고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최근 반등세를 보인 유가는 60달러선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추가 반등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불가’ 뜻을 고수하고 있다.

OPEC의 시장 쟁탈 압박에도 미국 셰일오일 업체는 낮아진 유가를 감당하며 꿋꿋하게 버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1986년 유가 폭락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당시 유가 급락에 자금원을 잃어버린 미국 석유회사들은 원유 생산량을 줄이거나 시추를 중단하기도 했다. 경쟁사에 회사가 매각되거나 파산하는 기업들도 줄을 이었다. 물론 지금도 미국 셰일유 업체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줄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던 리그(원유 굴착 장치) 절반 이상이 사라졌는데도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하루 원유 생산량이 960만 배럴에 달해 197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인 EOG 리소시스는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유가 하락을 감수한 OPEC 전략에도 미국 업체들이 버틸 수 있던 이유는 자금줄이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WSJ은 “은행과 사모펀드, 기관투자자들이 에너지 부문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해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는 석유 시추산업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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